보건복지부·경찰 아동학대 대응 개선 지침
피해 아동에 대한 조치·현장 조사 절차 강화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모친 A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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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최근 양천구 16개월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을 공동 분석하고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앞서 A씨가 입양한 B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실려와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후 B양에 대한 학대 신고가 경찰에 몇 차례 있던 것이 밝혀졌음에도 경찰이 당시 학대 혐의를 찾지 못했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번 개선안에는 2회 이상 신고된 아동학대 사례에 대해 피해 아동을 학대 행위자로부터 적극적으로 분리보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멍에 대해 2주 이상의 의사 소견, 심각한 멍 또는 상흔 경우 응급조치를 통해 보호시설로 인도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찰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소극적 대처가 문제로 지적돼왔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2회 이상 신고된 아동에게 멍이나 상흔이 발견되면 72시간 동안 응급 분리하도록 지침에 명시했다.
또 1년 내 아동학대가 두 번 신고되면 지자체가 보호조치를 결정할 때까지 아동의 분리보호를 지속할 수 있는 ‘즉각 분리제도’를 도입해 지침을 보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아동학대 사건 현장 조사 과정에서 객관적 정황과 전문적 시각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조사 절차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피해 아동과 학대자, 보호자, 의료인, 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앞으로는 이웃 등 주변인을 추가 조사한다.
또 의료인 등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전문가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의료인이 아동의 신체적 학대 정황을 포착해 신고하면 72시간 아동 분리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동학대 수사업무 매뉴얼을 개정해 12월 1일부터 현장에서 시행한다. 경찰은 12월 중 학대예방경찰관(APO) 628명,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250여 명),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워크숍을 실시해 변경된 지침을 안내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전국 학대예방경찰관(APO),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을 대상으로 아동 발달과정별 특성, 학대 유형별 의학적 증상 등을 정기적으로 교육해 현장 대응인력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강황수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아동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겠다”라고 전했다.
최종균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이번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 사건은 아동학대가 여러 차례 신고됐으나 확실하게 학대로 판단하지 못해 응급조치 등 선제적 대응 노력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며 “즉시 시행 가능한 매뉴얼 개정 조치뿐 아니라, 즉각 분리제도 도입을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피해아동 보호명령 실효성 강화 및 양형기준 강화 등을 위한 법원과의 협의 등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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