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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서울대 게시판 “박근혜 욕해서 미안합니다” 사과문에 회자되는 지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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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사 연이은 朴 전 대통령 ‘소환’

세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대학교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 글이 포털사이트 등에서 관심을 받자 일부 야권 인사들의 문재인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비교하는 성토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권이 국민들의 기대감을 안고 출범했으나 3년 반 가량이 지난 현재 정작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다.

◆ 서울대 게시판에 등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한 ‘사과문’

28일 ‘스누라이프’에는 전날(27일) 한 익명게시자가 올린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를 비교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이는 식으로 글을 이어갔다.

그는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전 검찰총장)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검찰총장) 찍어내는 걸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최순실 딸 이대(이화여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의원)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위안부 피해)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 등 과거와 현재 상황들을 비교하며 이번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 “文, 이 절규 안 듣나”, “朴 정부와 비교우위마저 흔들려”, “文-朴 정부 비슷”

이 같이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자 일각에선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은 28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절규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까”라며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극 다음에 찾아온 것은 절망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실낱같은 기대마저 산산조각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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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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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글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온갖 못된 짓과 못난 짓을 하면서도 ‘그래도 박근혜 정권보다는 낫다’는 자의식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제 그 비교우위마저 흔들리는 처지로 전락한 듯”이라며 “인구에 회자되는 서울대 게시글은 바로 그 상황을 보여주는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와 너무나 비슷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한 현안에 대해 침묵할 뿐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대통령이라면 가져야 할 소통이란 기본 의무에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나 무심하다”며 “(기자회견이)1년에 한번 꼴인데 이 정도로 기자회견을 싫어하는 정부는 최근 들어 박근혜 정부뿐”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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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뉴시스


서민 단국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라는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는 “워낙 무능해서 대통령 자리마저 최순실에게 양도해야 했던 박근혜, 새 대통령이 온 지 3년 반 만에 다음과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박근혜는 무능한 대통령이었다→박근혜 정도면 유능하지. 문재인을 봐’, ‘박근혜는 불통 대통령이었다→박근혜 정도면 소통왕이지. 문재인을 봐’, ‘박근혜는 자신에게 칼끝을 겨누는 검찰총장을 내친 독재자였다→그래서 문재인은?’, ‘박근혜는 국민생명을 등한시했다→공무원 피살되니까 월북자로 만들어버리는 문재인’ 등 글을 적어 풍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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