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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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가 자행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와 그 추종자들이 형법 상 범죄집단으로 인정됐다. 다른 박사방 회원들과 조주빈을 따라한 모방범죄 사건에서도 범죄집단 혐의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26일 조주빈의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범죄집단조직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조직원들은 자동적으로 그 범죄집단이 목표한 범죄로 다스려진다. 이에 따라 조주빈의 공범들도 징역 7~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군은 장기 10년, 단기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소년법으로 선고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이다.
조주빈은 범죄집단 혐의를 부인해왔다. 추종자들을 이용했을 뿐 범죄집단을 조직한 적이 없고, 혼자 범행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사방은 조주빈과 공범들이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구성원들이 오로지 그 범행을 목적으로만 구성·가담한 조직"이라며 범죄집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직 구성원들은 성착취 영상물 제작, 박사방 그룹 관리와 홍보, 가상화폐 수익 환전과 전달, 성착취물 유포 등 각자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사방 조직원) 대부분은 박사방과 '시민의회', '노아의 방주' 대화방에 참여했는데 이 방들은 모두 조주빈이 만든 성착취물을 유포한다는 점, 참여자들이 조주빈을 추종하며 지시를 따른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대체로 유사한 역할과 지위를 유지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조직은 형법 제114조에서 정한 범죄집단"이라고 밝혔다.
박사방이 범죄조직인지 몰랐다는 공범들의 주장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조주빈이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성착취물을 받아보려고 참여했다"며 "범죄집단의 목적을 인식한 상태에서 박사방 조직에 가담해 활동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범 중에서도 특히 '도널드푸틴' 강모씨가 박사방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본인에 대해서는 범죄집단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강씨가 조주빈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유인하는 등 SNS 광고글을 게시하고 가상화폐를 환전해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박사방 조직 구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 초반에는 박사방에 대한 인식 없이 조주빈의 지시를 단순히 따랐을 수 있지만, 최소한 조주빈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이후부터는 박사방 조직과 그 목적 등을 확인하고 행동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에서 박사방이 범죄집단으로 인정됨에 따라 다른 박사방 회원들도 범죄집단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조주빈을 모방한 다른 성착취 대화방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범죄집단 혐의가 적용될지 주목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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