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BTS, K팝 최초 그래미 후보 지명…가는 길마다 ‘새 역사’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 올라

미국 음악 시장 일원으로 인정 의미…‘화이트 그래미’ 자정 영향도

다음달 7일부터 한 달간 최종투표 진행…내년 1월31일 시상식 열려

[경향신문]



경향신문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음악가수 중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월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한국 대중음악가수 최초의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K팝 아티스트를 넘어 미국 주류 음악계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4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국내 클래식이나 국악 관계자가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었지만,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후보로 지명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2012년 신설됐다.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선정한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2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시기,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을 만들어주신 건 아미 여러분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후보 발표 직후 환호성을 지르는 뷔, 정국, RM, 지민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1974년 시작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음악상 중에서도 최고 영예의 상으로 꼽힌다. 가수, 프로듀서,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 때문에 후보 지명만으로도 업계 관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미국인들에게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온 슈퍼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이번 후보 지명은 방탄소년단이 미국 음악시장의 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헌 대중음악웹진 ‘이즘’ 편집장도 “방탄소년단은 전체 대중이 아니라 자신들의 팬덤을 향해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왔다는 특징이 있다”며 “방탄소년단의 팬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보니 그 규모만으로도 빌보드 1위와 그래미 입성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후보로 선정하기까지는 나름의 단계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61회 그래미 시상식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여했고, 지난 1월 62회 시상식에서는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축하 공연도 했다. 김윤하 대중문화평론가도 “그동안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에 ‘러브콜 아닌 러브콜’을 보내왔는데, 정작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를 안 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래미의 보수성 논란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몇년간 카니예 웨스트, 비욘세,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줄줄이 수상에 실패하면서 ‘화이트 그래미(백인들의 그래미)’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김도헌 편집장은 “그래미가 소수 인종 후보들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있었고 이에 대한 내부 자정 요구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하 평론가도 “다양성 확보는 그래미만의 변화라기보다 전체 음악계에 걸쳐 일어나는 산업적 변화이며 방탄소년단도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면서 “방탄소년단과 그래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다음달 7일부터 한 달간 수상자를 가리는 최종 투표를 진행한다. 수상자는 내년 1월31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자낳세에 묻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