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전시성 예산 깎아 재원마련
김종인, 예산증액 가능성도 시사
‘현금살포’ 여야 경쟁 점화 우려
25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재난지원금을 상황이 심각해지면 내년 1월 초에라도 줘야 한다는 것으로 뜻을 모아가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에 3조60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편성을 제안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가구가 대상이다. 당시 지급 시기는 ‘적기’로만 명시했다. 이에 대해 한 걸음 더 구체적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까지 사실상 ‘현금 지원’안을 들고 나와 구체화에 나선 데 대해 여야의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등을 선심·낭비·전시성 예산으로 보고 이에 대해 21조3000억원을 깎아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칼자루를 쥔 민주당이 정부의 핵심 사업인 한국판 뉴딜을 건드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15 총선 직전에도 본예산을 깎아 재난지원금을 편성할 것을 주장했지만 실현시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예산을 증액할 수밖에 없다. 김종인 위원장도 이를 인식한 듯 “감액하지 않고 (예산을)증액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도 ‘슈퍼 예산’으로 556조원이 잡힌 가운데, 또 증액을 하면 국가 부채·채무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제안에 미온적이지만 지급 가능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물리적·시간적 한계를 명분삼아 뒤로 미루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안 통과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아 예산안을 다시 짤 시간이 없다”며 “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그 다음에 (재난지원금)논의를 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선 전인 내년 초 추경 편성을 통해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주도로 재난지원금 정책을 짤 수 있는 판이 짜일 때 경쟁에 적극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금 살포’ 경쟁이 일상화가 되는 과정이 아닐까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