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취약계층 피해를 지원하는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착수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이 ‘3차 재난지원금’을 본예산에 넣어 처리하자는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에 대해선 “삭감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노동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큰 고통을 겪는 계층을 특별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피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한다. 이 문제를 우리 당이 주도적으로 대처하길 바란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 피해 지원책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찾고 야당과도 협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당장 피해가 큰 피해업종 긴급지원과 위기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검토하겠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맞춤형 지원예산을 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등 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 3조6000억원을 편성하자고 주장해왔다. 그 재원은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난색을 표해왔다.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이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데다가, 재난지원금의 규모가 수조원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커서 다른 예산안에서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차 재난지원금(전 국민) 지급 당시 14조3000억원, 2차(자영업자 등 피해계층) 때 7조8000억원이 투입된 바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최소 5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 3차 확산세가 커져 수도권 물리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한 상황에서 자영업자 등 피해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민 여론과 당내 일각의 ‘재난지원금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터다.
실제로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500명(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게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이 전체 응답의 56.3%로 집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단 내년도 예산안 증·감액을 논의 중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관련 예산안 논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핵심 국정과제인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긴급지원예산을 편성하는 대신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자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하지 못한다”며 “위기에 처한 국민을 위한 긴급지원에 어떤 정치적 의도나 계산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판 뉴딜 예산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국가 대전환의 종잣돈”이라며 “국민의힘 주장은 우리나라 미래의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배를 가르자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미래를 준비할 뉴딜 예산 편성과 도움이 절실한 피해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동시에 추진할 저력이 우리에게는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예산안 총액의 순증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액수가 수조원 대로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예산안 총액을 순증하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555조8000억원에 이르는 ‘슈퍼예산’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양향자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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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김상범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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