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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야구의 배신, 깊은 쓰라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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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0-0으로 맞선 5회 1사 2루 찬스를 맞아 뜬공으로 물러나며 답답한 듯 방망이를 패대기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모든 건 결과론이지만, 두산표 ‘믿음의 야구’는 통하지 않았고 뼈아픈 패배로 돌아왔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LG, KT를 차례로 꺾고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미라클 재현을 외치며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하지만 정규 시즌 팀 타율 1위 두산의 방망이는 한국시리즈에서 차갑게 식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 8회부터 시작된 연속 이닝 무득점이 한국시리즈 6차전 5회까지 이어지면서 SK가 보유한 한국시리즈 역대 최장 무득점 기록인 23이닝 연속 무득점을 뛰어넘었다. 불명예 기록의 중심엔 4번 타자 김재환이 있었다.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6경기 23타수 1안타. 타율 0.043에 그쳤다. 6차전에선 5회 1사 2루 찬스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배트를 바닥에 패대기치는 모습도 보였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타격에 대한 김재환의 답답함이 행동으로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결국 7회 2루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타점 하나를 올리는 데 그쳤다.

결국 가장 힘든 건 본인이다. 깊은 침체에도 끝까지 자신에게 믿음을 보내주고 4번 타자로 기용한 사령탑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답답했을 것이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좀처럼 안풀리다보니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오히려 위축되는 측면이 있다”며 타격 침체 원인을 진단했는데, 김재환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였다. 4번 타자라는 책임감과 전체적인 타격 부진을 앞장서서 타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겹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결과는 최악으로 돌아왔다.

믿음의 야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가 이승엽(은퇴)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한국야구대표팀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은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던 이승엽을 끝까지 믿고 기용했고, 이승엽은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홈런으로 김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이승엽의 마음 고생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 때 흘린 눈물로 표출됐다.

선수를 끝까지 믿은 사령탑에 한 방으로 보답한 선수. 김 감독 역시 이런 시나리오가 펼쳐지길 간절히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믿음의 야구는 두산을 배신했고, 우승을 내준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승엽이 되길 바랐지만 김재환은 반등하지 못했다. 그 자리엔 깊은 쓰라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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