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격상…野·이재명 "3차 재난지원금 지급해야"
與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먼저" 선 긋기
1·2차 재난지원금 지급 위해 추경 4차례…국가 부채비율 44% 육박
전문가 "국가 재정 고려해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2단계 상향 조정을 앞둔 지난 22일 저녁 신촌 연세로가 주말 저녁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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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자영업자 등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 정치권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가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앞서 지급된 1,2차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해 국가 재정에 부담이 증가했다는 이유다.
24일 0시를 기해 정부는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콜라텍 등 5개 업종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노래연습장이나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직접판매 홍보관, 실내 체육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고, 음식점은 이 시간 이후로 포장·배달 판매만 허용되며 카페는 포장·배달만 허용되므로 자리에 착석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자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음식점 등은 모임이 잦은 11월 말부터 12월 초가 '대목'이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당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야권에서는 재난지원급 지급으로 의견을 보이고 있다.
20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과 2차 재난지원금은 경제 활성화 효과에서 통계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큰 차이가 있었다"라며 "3차 재난지원금은 반드시 소멸성 지역 화폐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3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시작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3일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3차 유행으로 벌써부터 3차 재난지원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12월에 본예산을 통과시킨 뒤 내년에 또다시 추경 문제가 거론되면 정부의 신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코로나19 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영업자들의 생존 문제가 생겨날 것이고, 자연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가 나온다. 이것을 사전에 예상해서 준비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대표단회의에서 "3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고용소득보험 등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라며 "지난 2차 재난지원금처럼 선별적 집행은 그 효과가 한정적이고, 오히려 하위계층의 소득하락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미 지난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정부가 네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집행하고 국채를 발행하는 등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실렸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전 국민에게 가구당 40~100만 원을 지급하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난 4월 추경 12조 2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후 8월 중순에는 추경 7조 8000억 원을 편성해 자영업자와 고용 취약계층 등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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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가 부채비율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44%에 육박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6.1%에 이르는 등 재정 건전성이 악화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결위 전체 회의에서 "네 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국가 채무 비율이 올해는 44%, 내년엔 47%까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렇자 민주당은 지원금 지급에 신중한 모양새다. 이미 막대한 재정 부담이 가중된 데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사안을 일주일 내에 결정해서 내년 본예산에 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재난지원금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총론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라면서도 "2일까지 (본예산 처리를) 빨리 마치고 재난지원금에 대해 논의를 해나간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국가 재정을 고려해 3차 재난지원금을 취약계층 위주로 선별 지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 위주의 '선별지급' 형태로 주어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 '2차 팬데믹'을 고려하지 않고 짜여진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재편성해서 추가적인 예산을 짜지 않고 지급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MF, 월드뱅크 등에서는 코로나19가 금융위기로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각 국가마다 너무 빠른 속도로 부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국가 재정을 아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예산을 재편성해서 재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겨울에 하다못해 공과금마저 못 내는 어려운 서민들이 있다. 이들 위주로 해서 지급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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