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오일장 일부 음식점 무허가…근무시간에 ‘주간대학’' 허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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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의 ‘묵인’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각종 위반행위를 적발하고도 행정처분을 미루거나 면죄부를 준 사실이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6월16일부터 7월1일까지 진행된 제주시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24일 공개하고, ▷부서경고 2건 ▷시정 23건 ▷주의 37건 ▷통보 20건 등 총 82건의 부적정한 업무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훈계 16명·주의 27명 등 43명에 대한 신분상의 조치와 함께 18억8000만원 규모의 감액·회수 등의 재정상 조치를 요구했다.
감사위에 따르면, 제주시는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성과상여금을 부적정하게 지급하고, 감봉처분을 받은 직원에게도 성과상여금을 과다 또는 과소하게 감액한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도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은 공금 횡령과 유용, 음주운전, 도박, 성범죄, 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품향응 수수 등 6대 비위 행위자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자가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 처분 연도 성과상여금은 지급하지 않고 다음 연도에도 최하위 등급을 부여해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같은 사유로 훈계나 경고를 받은 경우에도 처분 연도에 대해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제주시는 이러한 규정을 무시하고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서도 임의대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A씨는 2017년 5월 음주운전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음에도, 처분 연도와 다음 연도에 ‘A등급’에 해당하는 성과상여금을 2년 연속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감사에서 확인된 부정적 사례만 감봉처분 3명·견책처분 1명·경고 1명 등 5명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성과상여금(과다지급분)은 175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즐겨찾는 제주민속오일장 내 일부 음식점들이 영업신고 없이 운영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공설시장은 20개 품목으로 구분해 점포 사용 허가를 내주고 있음에도, 민속오일장의 경우 사용 목적이 불분명하게 포괄적으로 종합부로 허가를 내준 점포가 52곳에 달하며, 대부분이 음식점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곳의 점포는 철물부(1곳)·잡화부(8곳)·화훼부(2곳)를 비롯해 18곳의 점포는 사용 목적과 다르게 음식점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지도·점검은 하지 않았으며 매년 시장 사용 허가를 갱신해줬다.
무허가 영업을 알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도 않았다. 제주시는 허가받지 않은 음식점에 영업신고를 하도록 안내하면서도 지도·점검은 하지 않았으며 매년 시장 사용 허가를 갱신해줬다. 오일장 내 49개 점포는 타인에게 다시 빌려주는 전대 행위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제주시의 지도·점검 소홀로 시장 내 판매 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시는 아울러 들불축제가 열리는 애월읍 새별오름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오수처리시설 정비를 포함해 2012년부터 올해까지 25회에 걸쳐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한 번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법상 생산관리지역에서 사업계획 면적이 7500㎡ 이상인 개발사업 시 승인 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한 사례도 6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8년 시행한 기반시설 공사(사업면적 1만6763㎡)의 경우, 같은 해 감사위 일상감사를 통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임을 통보 받았음에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그대로 공사를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행위 허가 민원사무처리의 부적정도 심각했다. 감사위가 제주시의 개발행위 허가 등에 대한 민원처리 실태를 표본 점검한 결과, 380건이 부적정하게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행위 허가 민원을 처리하면서 보완에 필요한 기간을 최단 25일부터 최장 237일까지 임의로 정하는가 하면 결재권자인 과장의 결재도 없이 담당자가 구두 또는 전화통화로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인사 업무에서도 부적정한 사례가 확인됐다. 교육훈련 이수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공직자에 대해 중복 인정을 하는 방법으로 승진 심사를 통과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희망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위탁교육비 지원도 원칙과 기준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가 2018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지원한 석.박사 과정 위탁교육비는 43명에 총 5157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선발된 인원 중 4명은 신청한 대학원이 주간과정인데도 위탁교육비를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지원받은 교육대상자 중 기간 내 학위를 취득하지 않아 규정에 따라 위탁교육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납해야 하는데도, 제주시는 환수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기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도 행정처분 사전통지가 지연되거나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임의로 면제해준 사실도 적발됐다. 또 어항시설을 무단으로 점·사용하고 있는데도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는가 하면, 축산업 허가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사업장을 적발하고도 시정명령 또는 허가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은 채 방치하기도 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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