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본예산에 반영" 제안…'한국판 뉴딜' 삭감의지도 밝혀
내년 재보궐선거 이슈 선점…가덕도 이슈 반격 카드
난색 표하는 민주당, 정치적 "이득 없다" 판단
현금살포 비판 부담…추경으로 이슈선점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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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원다라 기자, 전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3차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현금성 지원을 비판해온 국민의힘이 먼저 꺼내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략적 공세라고 판단,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야의 태도가 뒤바뀐 셈이다.
국민의힘은 24일 내년도 예산안에 3조6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을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 2일 본예산을 통과시켜놓고 내년 1월에 재난지원금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한다고 창피하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예산안 처리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예상해서 준비하는게 온당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꺼냈다. 정의당도 보편 재난지원금 편성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는 피해업종을 지원하고 위기 가구에 긴급생계지원하겠다"며 사실상 선별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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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선제적으로 제안을 내놓은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 자영업자는 물론 내수경제에도 타격이 크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지금 국회에서 내년도 본예산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기에 재난지원금 예산도 함께 반영해 제 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본예산에 재난지원금을 담자는 주장에는 한국판 뉴딜예산을 대폭 삭감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는 "코로나19 대응 민생예산에 더 많은 예산을 잡아야 하고, 그에 걸맞은 감액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 역시 "정부가 민생과 동떨어진 한국판 뉴딜사업에 21조3000억원의 국민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선심성·낭비성·전시성 예산은 전액삭감할 것"이라며 삭감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지금은 정기국회에 편성된 예산 처리에 충실할 때"라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3차 재난지원금을 본예산에 편성하는 논의를 시작하면, 예산안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 본예산을 처리하고, 정기국회 안에 경제3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서 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인데, (이를 반영하려면) 여러가지 실무적인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3차 재난지원금을 빌미로 한국판 뉴딜예산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상 국회의 예산안 심사는 정해진 큰 틀 안에서 증액과 감액이 이뤄지는데, 3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대규모 증액 예산 논의가 본격화되면 대규모 감액요구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국채발행으로 재원을 충당한다면 '현금살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국채 발행을 우려하는 기획재정부와의 조율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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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심사 과정에서의 기싸움 뿐 아니라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슈를 선점 전쟁이 벌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먼저 3차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낸 것을, 먼저 화두를 들고 나와 이슈를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추경 카드를 꺼내 재난지원금 이슈를 선점하는 것을 사전에 방어하려는 시도라는 얘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선수를 치고 나오면, 국민의힘이 또 뒷북을 치는 모습이 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라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발 가덕도 이슈가 최근에 떴고, 그게 국민의힘 내분 상황으로까지 가고 있으니까 반격의 카드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치적 측면에서도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극적 효과를 위해서라도 본예산에 넣기 보단 내년에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 정치평론가는 "지금 상황은 결국 여야의 주도권 싸움, 그리고 선거를 앞둔 민심잡기"라고 말했다. 이 정치평론가는 "결국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슈선점 경쟁 차원에서 진행이 되는 것 같은데 선심성 공약처럼 내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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