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코언, 트위터 스타덤에 올라
메츠 새 구단주 스티브 코언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 연예 전문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3일(한국시간) 제니퍼 로페즈의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공연 영상을 자사 트위터에 올린 뒤 "J-LO(로페즈의 애칭)가 못하는 게 있을까?"라고 썼다.
이를 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의 새 구단주 스티브 코언(64)이 한마디 했다. "힌트를 줄게요. 뉴욕에 있는 팀이에요."
미국 헤지펀드 SAC캐피털 설립자인 코언은 지난 9월 메츠를 24억달러(약 2조8천억원)에 인수하고 새로운 주인이 됐다.
메이저리그 거포 출신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그의 연인인 할리우드 배우 로페즈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자산이 무려 146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하는 코언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코언의 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포브스'가 발표한 2020년 세계 100대 부자 리스트를 참고하면 된다.
코언은 77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두 계단 높은 75위였다.
쇼타임이 제작한 드라마 '빌리언스'에서 헤지펀드 '액스 캐피털'을 운영하는 억만장자 바비 액슬로드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코언은 메츠 구단주 취임 기자회견에서 "3∼5년 사이에 우승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막대한 재력을 앞세워 팀 전력을 단기간에 급상승시킬 수 있는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고 구장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환호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코언 구단주는 그 이상이었다. 그는 메츠 팬들과 트위터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며 팬들의 마음속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어떤 질문이나 요청이든 피하지 않고, 때로는 '아재 개그'를 하는 그를 메츠 팬들은 '스티브 아저씨"라고 부른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벌써 9만명이 넘었다.
미국 유력지 '뉴욕 타임스'는 "소셜 미디어(SNS)에서 코언 구단주는 팀의 전임자에게서 느낄 수 없는 친근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령 한 팬이 코언 구단주에게 '바비 보니야 데이'를 끝낼 수 있도록 보니야에게 빚진 1천800만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그는 "한번 투표해보자"며 역제안했다.
보니야는 19년 전 2001년 메츠에서 은퇴했지만 아직도 연봉을 받고 있다. 당시 메츠가 보니야의 잔여 연봉을 주는 대신 10년 거치 25년 상황이란 희한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팬들은 매년 7월 1일을 '바비 보니야 데이'라고 부른다.
코언 구단주는 팀의 스타플레이어인 로빈슨 카노가 금지약물에 적발되자 카노의 연봉을 다른 선수들에게 쓰겠다고 밝혀 팬들을 기쁘게 했다.
구단 프런트 개편에 관한 루머를 차단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하는 등 코언 구단주는 트위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쓰고 있다.
덕분에 메츠 팬들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메츠의 위대한 투수' 톰 시버라는 사실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대부'라는 사실도 안다.
은둔형 헤지펀드 대부였던 코언 구단주가 메츠의 새로운 주인으로서 팬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모습에 미국 언론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은둔형 이미지였던 코언이 메츠 구단주가 된 이후에는 트위터 스타덤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한 팬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위해 피카소 그림을 찢을 수 있나요? 라고 묻자 코언 구단주는 "그건 너무 싼데"라고 답했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