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화폐로 전국민 지급"
코로나19 3차 대유행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의 재난지원금 지급론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후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경제적 피해가 가중되고, 내수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 심의 중인 556조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코로나 3차 대유행에 대비해 내년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 지급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본예산안에 코로나 사태와 결부된 재난지원금이나 지원대책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본예산 통과 전 여러 가지 예산상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12월 2일에 본예산을 통과시켜놓고 내년 1월에 재난지원금 추경을 한다고 창피하게 얘기할 수 있나"라며 내년 초 추경 편성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이 21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현 정부 역점사업인 '한국판 뉴딜' 예산의 반액 이상 삭감을 요구해온 만큼 해당 예산 상당분을 깎아 재난지원금 지급 용도로 돌리자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도 지급 필요성이 제기되며 3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점점 불이 붙는 양상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역화폐 형태로 전 국민에게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하면서 "전 세계 국가가 1인당 최소 100만원 이상 직접 국민에게 소비를 지원했다. 우리나라는 겨우 1인당 40만원 정도 지원했을 뿐이고 국민의 삶은 당분간 더 나빠질 것이 분명하므로 향후 3차·4차 소비지원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 편성을 통해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정치권의 재난지원금 주장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만큼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기 전까지 정부지출을 더 늘려 경기하방 압력을 떠받쳐야 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다만 민주당 안에서는 내년도 본예산에 재난지원금을 반영하는 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 데다 국채발행 등 재원조달 방안 등을 논의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추경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행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여권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끌고 가기 위해 내년 초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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