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대응방안 딱히 없어…일회성 지원금 효과 無"
"즉각 격상 조치 자제해야"…PC방 "음식 못 팔면 손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재확산으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위해 7조 8천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폐업한 상가들로 인해 한산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원,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2020.9.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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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여름만 해도 버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죠"
서울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윤모씨(40대)는 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된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해봐야 뭐하겠나. 하라는 대로 해야지"라는 게 2단계 격상으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윤씨의 답이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정부가 우리 손해 다 보전해주고 취업이나 시켜줬으면 좋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바라는 것도 없다"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4일 0시부터 12월7일 밤 12시까지 2주간 2단계로 격상해 시행된다.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상향한지 5일만에 다시 2단계로 한 단계 올리는 것이다.
2단계 격상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관리가 강화된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저녁 시간까지 정상 영업을 이어가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거리두기 2단계로 정상영업이 어렵게 된 자영업자들은 "당연히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지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들은 "정부의 일회성 지원은 실효성이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계속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박모씨(50대)는 "우리는 점심이나 저녁장사가 핵심이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는 2단계 격상 자체에 받는 영향은 적다"면서도 "코로나19 시작할 때부터 손님이 예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도 없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2단계 격상에 따른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국밥집이라 배달도 못 해 딱히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했다.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없냐는 질문에는 "기껏해야 일회성으로 주는 100만~150만원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며 "우리는 하루 장사 못하면 몇백이 그냥 사라지는데 지원금으로는 하루치 장사도 보전 못한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1년을 겪으면서 정부에게 더 바라는 것도 없다"며 "코로나19나 빨리 없애 예측 가능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층짜리 건물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이지훈씨(50대·가명)도 24일부터 2단계로 격상한다는 소식을 듣자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는 "단체손님이 줄어들어 2층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데 이제는 1층도 절반을 못 채울 것"이라며 "이미 대출만 두번 받았는데 이제는 장사를 접는 것만이 답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이씨 또한 정부의 단발성 지원에 대해 "실용적이지 못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가계를 유지하거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원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칸막이 설치나 테이블 간격 유지를 위한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실시했던 2.5단계와 다르게 24일부터 실시되는 2단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모든 카페 내 취식이 금지된다. 서울 종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사장은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대해 "힘든 것은 다 똑같지 않냐"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한 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없다"면서도 "정부가 갑작스러운 조치는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황은 이해하지만 어제 갑자기 2단계 격상 발표하고 내일 바로 실시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럽다"는 호소다.
서울 종로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정유민씨(30대·가명)씨는 2단계 격상이 영업을 못하는 것만큼 타격이 크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 같은 경우는 게임 이용비로는 매출이 충당되지 않기 때문에 2단계 격상으로 음식을 못 팔면 매출 손해가 크다"며 "지금도 솔직히 버티기 힘든데 너무 막막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해준다 그러면 엄청 지원해주는 줄 아는데 실상은 단발성으로 돈 조금 주는게 전부다"며 "정부가 보여주기식 생색을 내지 않고 차라리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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