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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어느 대통령도 文처럼 신격화되지 않아…NL의 꼭두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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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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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지난 1월 정의당을 탈당한 후 현 정부와 진보진영 등에 줄기차게 쓴소리를 날리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현 정부에 대해 '진보가 아닌 전체주의'라며 비판했다. 이후 자신의 행보를 묻는 말에는 "'먹물'의 의무를 다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논객으로 활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2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처럼 신격화, 우상화되지 않았다"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2MB',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닭그네'라는 부정적인 별칭이 공공연하게 있었지만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다"라며 현 정부에 일침을 날렸다.


그는 지난 1월 11일 정의당을 탈당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 정부와 여야진영에 연신 쓴소리를 날리며 쏟아내며 '모두 까기 인형'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자신이 생각할 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대상이 진보든 보수든,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저격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신간 「진보는 왜 몰락하는가」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진보가 아닌 전체주의'라며 꼬집었다. 그는 "무슨 일이 생기든 무조건 '나와 의견이 다르면 모두 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버린다"라며 "다른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입을 막는데 이것이 전체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이어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이나 부동산정책, 검찰의 삼성 수사 등에 관해 묻는 질문에도 "현 정부의 정책이 하나같이 실패하는 이유는 동일하다. 현 정부는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라며 "정책을 그저 '적을 무찌르는 수단'이라 생각하고 다른 입장을 가진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타협하고 논쟁할 줄 모른다. 모든 정책이 겉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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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진 전 교수는 "현 정부에서 가장 큰 실책은 부동산"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난 결정적 계기이자 현 정부의 인사들과 여당이 얼마나 무식한지 보여준 단면"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내 집 마련'이 얼마나 중요한 목표인지 생각하지 않고 '강남 사는 부자들을 때려잡아야 한다'라는 적대적 사고방식만 강조한 탓에 정책을 새로 내놓을 때마다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관해서는 'NL(민족해방)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내세운 '의전 대통령'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을 대통합하는 리더십이 없다"라며 "NL이 꾸며놓은 '아름다운 행사'에 액세서리 역할만 하고 있다. 원래 정치할 뜻이 없었던 데다가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라는 이미지로 떠밀리듯 대통령이 되어 사실상 NL의 꼭두각시 같다"고 일갈했다.


한편 최근 정치권에서의 행보를 둘러싸고 '모두 까기 인형', '관심종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서는 "씁쓸하다. 버겁고 외롭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바깥에서는 저를 진보에서 극우로 변신했다 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말하기도 한다. 저는 제 입장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는 내용을 말할 뿐"이라며 "그것이 '먹물의 의무'다. 제가 글을 올리면 여러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라는 연락을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혼자서 하기가 점점 더 버겁고 외롭다"라고 토로했다.


논객으로서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힘들어서 중간에 3년 정도 쉬었지만 '먹물'이라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양대에 사직서를 내고 나왔다"라고 대답한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이제 제가 할 말은 어느 정도 다 한 것 같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왜 그런지, 보수는 왜 그런지 비판할 말은 다 했다"라며 "지금까진 구체적 사안 별로 말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이론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이 나타나는 원인을 구조적으로 풀어야 한다"라고 추후 행보를 암시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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