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신공항의 정치학…보궐선거 앞두고 요동치는 부산 민심
[앵커]
대선 주자들의 '단골 공약' 중 하나였던 '동남권 신공항'이 보궐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여의도로 소환됐습니다.
당장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후년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 그 셈법이 간단치만은 않은데요.
영남권 표심의 향방을 결정지을 '신공항의 정치학',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또 돼지국밥과 어묵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죠.
정치적으로는 '보수 텃밭'이라는 수식어가 줄곧 따라붙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실제 보수진영이 '참패'를 당한 지난 4·15 총선 때도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지역구 기준 53%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을 9%P 차로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흔들리는 부산 지역 민심', 수치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37%, 국민의힘은 28%로 민주당이 오히려 9%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두 정당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런 가운데 영남권 표심을 뒤흔들 '핵폭탄급' 이슈가 지난주 터져 나오면서 민심 판도는 더욱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수삼 /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위원장> "김해 신공항은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되었고… 국토부의 기본계획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번 결정을 주도한 여권 쪽에 유리한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윤희웅 /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던 PK에서 오랜 지역의 사활적 이슈였던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되는 것으로 비쳐지게 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부산 시민들, PK 지역의 인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은 이번 결정이 '정치공학적 결정'이 아니라고 하지만 진영 불문, '동남권 신공항'에 지극 정성 공을 들여왔습니다.
보수진영 주자로 대선에 나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 이에 대한 반증인데요.
때문에 민주당이 이 시기에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던지며 승부수를 띄운 것은, 단순 보선 승리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관옥 / 계명대 교수> "그 자체로서 부산 지역에서 민심, 경남 지역에서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022년 대선 공약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여의도를 뒤덮은 가덕도.
지난주 국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덕도 공항 건립을 위한 예산 지원과 예타면제,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하며 부산민심 끌어안기에 나섰습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은 가덕 신공항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히 신공항이 착공되는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요청합니다."
국민의힘은 검증 절차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도,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며 일치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론이 정해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가덕도 신공항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원내대표의 '자중' 요청에도...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서 나라는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며, 자체적인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분열상은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부산 야당 의원들 전원이 특별법 발의를… 우리 당내 갈등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당내 갈등이 아니라 지역 갈등이에요. 여야 문제도, 당내 문제도 아니고 지역 문제인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과 아직은 혼란스러운 국민의힘.
이번 주도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새롭게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지역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국민의힘에서는 서병수 의원과 박형준·이언주·이진복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부산 시장 선거가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과실'을 따먹는 쪽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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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주자들의 '단골 공약' 중 하나였던 '동남권 신공항'이 보궐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여의도로 소환됐습니다.
당장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후년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 그 셈법이 간단치만은 않은데요.
영남권 표심의 향방을 결정지을 '신공항의 정치학',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부산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또 돼지국밥과 어묵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죠.
정치적으로는 '보수 텃밭'이라는 수식어가 줄곧 따라붙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실제 보수진영이 '참패'를 당한 지난 4·15 총선 때도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지역구 기준 53%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을 9%P 차로 앞질렀습니다.
이런데다가 내년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성 추문으로 인해 치러지게 되다 보니,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소속 후보의 당선은 말 그대로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흔들리는 부산 지역 민심', 수치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37%, 국민의힘은 28%로 민주당이 오히려 9%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주 전 조사를 살펴봐도 민주당 32%, 국민의힘 22%로 그 격차는 비슷한데요.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두 정당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런 가운데 영남권 표심을 뒤흔들 '핵폭탄급' 이슈가 지난주 터져 나오면서 민심 판도는 더욱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수삼 /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위원장> "김해 신공항은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되었고… 국토부의 기본계획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신공항 백지화 결정의 정치적 득실을 당장 점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을 주도한 여권 쪽에 유리한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윤희웅 /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던 PK에서 오랜 지역의 사활적 이슈였던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되는 것으로 비쳐지게 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부산 시민들, PK 지역의 인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은 이번 결정이 '정치공학적 결정'이 아니라고 하지만 진영 불문, '동남권 신공항'에 지극 정성 공을 들여왔습니다.
보수진영 주자로 대선에 나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 이에 대한 반증인데요.
때문에 민주당이 이 시기에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던지며 승부수를 띄운 것은, 단순 보선 승리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관옥 / 계명대 교수> "그 자체로서 부산 지역에서 민심, 경남 지역에서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022년 대선 공약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여의도를 뒤덮은 가덕도.
지난주 국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덕도 공항 건립을 위한 예산 지원과 예타면제,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하며 부산민심 끌어안기에 나섰습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은 가덕 신공항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히 신공항이 착공되는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요청합니다."
국민의힘은 검증 절차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도,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며 일치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론이 정해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가덕도 신공항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원내대표의 '자중' 요청에도...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서 나라는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며, 자체적인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분열상은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부산 야당 의원들 전원이 특별법 발의를… 우리 당내 갈등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당내 갈등이 아니라 지역 갈등이에요. 여야 문제도, 당내 문제도 아니고 지역 문제인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과 아직은 혼란스러운 국민의힘.
이번 주도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새롭게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지역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국민의힘에서는 서병수 의원과 박형준·이언주·이진복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부산 시장 선거가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과실'을 따먹는 쪽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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