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집단감염 확산에 시민들 '집 콕'
유흥가 불꺼지고 음식점·카페 텅 비어
21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패션의 거리'가 인적이 끊겨 썰렁한 모습이다. 순천시는 최근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 중이다.2020.11.21/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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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손님은 커녕 지나가는 사람도 뚝 끊겼어요. 얼른 가게 문 닫고 집에 갈 생각입니다."
21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동부상설시장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 A씨는 요즘 경기를 묻는 질문에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많은 상인들이 상가 임대료나 관리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가 인근에 자리잡은 생활용품점에서 일하는 한 직원도 "최근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 정도로 급감했다"고 전했고, 근처의 미용실 업주도 "단골 손님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운영하지만 손님이 줄어 하루종일 한두명만 찾아오는 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이 상가에서는 관리비를 아끼기 위해 승강기 운행을 최소화하고 청소도 상인들이 직접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나 음식점들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덕월동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최근 손님이 뚝 끊겨 주말인데도 평소 손님의 4분1 정도에 불과하다"며 "빨리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다름아닌 급격히 확산하는 코로나19의 여파다.
순천에서는 지난 7일 순천74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2주만에 순천151번 확진자가 나오며 감염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전파 경로도 직장에서 가족, 지인, 다중이용시설, 학교, 마을 등으로 범위가 넓고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른 연쇄집단감염 양상을 보이며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순천시는 지난 20일 오전 0시를 기해 방역 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유흥시설 등 중점관리시설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카페나 식당 등도 영업에 제한을 받으며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틀째인 21일 오후 둘러본 순천시내는 거리마다 인적이 끊겨 썰렁한 모습이었다.
어둠이 내리면 더욱 화려한 모습을 보이던 유흥시설은 불을 끈 채 출입문을 닫았고,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던 유명 음식점들도 좌석이 텅빈 모습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도 의자와 테이블을 끈으로 묶고 포장이나 배달 판매만 하는 탓에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해룡면 신대지구 주민 노모씨(43·여)는 "주말이면 이웃집도 방문하고 지인들과 만나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 만남 자체를 피하고 있다"며 "산책로에 그 많던 사람들도 전혀 보이지 않고, 그나마 마트에 가면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례동 주민 김모씨(43·여)는 "평소 손님으로 붐비던 미용실도 사람이 없어 방문 즉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며 "요즘 코로나19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파트 단지 인근의 일부 중소형 마트나 과일 가게, 배달 전문점 등은 나름 호황을 누리는 모습이다.
한 과일가게 점주는 "코로나19 탓에 사람들이 퇴근 후 술자리 등 모임을 자제하고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장사가 더 잘 된다"고 말했고, 한 배달전문점 관계자도 "매장 손님을 줄었지만 배달 손님은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귀뜸했다.
jwj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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