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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연희동 자택 압류 "본채는 안되고·별채는 된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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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임찬영 기자] [재판부 "본채·정원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 아냐" … ]

머니투데이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지난 4월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원을 나서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씨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명확하게 표현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재판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잠시 물을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이날 오후 5시 22분 재판이 끝날 때까지 조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2020.4.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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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부과된 추징금을 회수하기 위해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공매 처분한 것은 일부 잘못됐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본채와 정원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므로 부당하다는 판단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20일 전 전 대통령 측에서 추징금 집행에 이의가 있다며 제기한 사건에서 본채 건물과 정원에 대한 압류를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반면 별채 건물에 대한 압류는 적법하다고 결정했다.

본채·별채 건물과 정원에 대한 판단이 따로 나온 것은 명의자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본채 토지와 건물은 전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씨 명의로 돼 있다. 정원은 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역할을 맡았던 이택수씨, 별채는 며느리 이모씨 명의다.

재판부는 본채와 정원은 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취임하기 전 취득한 재산이라 불법재산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추징금 부과에 따른 환수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내 이씨는 본채 토지를 1969년 10월에 취득해 원래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올렸다. 정원은 1980년 6월 소유권을 취득했다. 모두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9월 대통령직에 취임하기 전 있었던 일들이다.

이런 사실들을 바탕으로 재판부는 "본채와 정원은 대통령 취임 전 취득하는 등 공무원범죄몰수법의 불법재산 또는 이에서 유래한 재산으로 취득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별채는 계속 압류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별채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이 뇌물로 조성된 비자금을 들여 2003년 취득했다. 별채 구매대금이 비자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며느리도 알고 있었으므로 별채는 공무원범죄몰수법에 따라 압류대상이 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전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은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라며 "어떤 정의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정의는 법이 보호하지 않는 정의라는 법치국가의 원리를 법원이 선언한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본채와 정원에 대한 압류 취소 결정이 나왔다고 해서 추징금 집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본채와 정원이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임을 입증한다면 명의를 전 전 대통령 앞으로 다시 돌려 강제환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12·12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비자금과 뇌물 등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에 2205억원 추징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전체 추징금 중 991억여원을 납부하지 않았고, 검찰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징금 환수 작업을 벌여왔다.

장남 전재국씨는 2013년 9월 검찰에 제출한 미납추징금 자진납부 계획서와 이행각서 등에서 전 전 대통령 부부가 여생을 보내고 난 뒤 연희동 자택을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국씨 말을 믿고 압류만 해놓고 5년 넘게 기다리다 약속을 지킬 의사가 없다고 판단, 자택을 공매 절차로 넘겼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연희동 자택은 범죄와 상관없이 진작부터 보유하고 있던 재산이므로 강제로 환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호인은 "90세가 된 노인에게 사는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건 생존권 위협"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검찰은 누구 명의로 돼 있든 연희동 자택과 대지는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므로 압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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