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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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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

선수 감염자만 7명…가장 큰 피해

챔피언스리그 출전 팀들도 직격탄

1년 만의 해외 원정이 ‘악몽’으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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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원정에서 돌아온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정태욱(앞)이 19일 귀국해 동료들과 함께 방역절차를 거친 뒤 인천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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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어렵게 성사시킨 한국축구의 원정 평가전이 ‘악몽’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역풍 속에 기대와 희망을 안고 출발한 벤투호가 만신창이로 귀국길에 올랐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코로나19 K방역이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허무하게 뚫리고 말았다.

오스트리아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친 벤투호는 지난 18일 황희찬(라이프치히)까지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다시 비상이다. 앞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확인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조현우(울산 현대), 황인범(루빈 카잔), 나상호(성남FC)까지 포함해 대표팀 선수 감염자 수만 7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한동안 열리지 않았던 A매치가 9월 재개된 이후 대표팀 규모로는 가장 많은 확진자 발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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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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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 참가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선수 확진자만 7명이 나오면서, 스위스와의 경기가 취소된 바 있다. 황희찬이 카타르와의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아직 남아 있다.

타격은 고스란히 한국축구와 선수 개개인이 안게 된다.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파 선수들의 팀 내 입지가 불안한 상황에서 당장 코로나19 확진자인 황희찬, 황인범 등은 회복과 자가 격리 등으로 소속팀 향후 일정에 당분간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도하에서 이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황희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대표팀 일정 직후 카타르에서 합류하기로 했던 선수들을 그대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전북에서는 손준호, 이주용, 서울에서는 윤종규, 주세종이 대상자로, 각 팀 전력 구상에 마이너스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울산 주전 골키퍼 조현우의 합류 가능성도 낮다. 아시아 최고 무대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할 기회를 놓친 선수들에게도 아쉬운 결과다.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유럽 원정을 기획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미 많은 국가가 A매치를 재개한 상황에서, 한 해 수백억원이 걸린 대표팀 비즈니스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방역에 특별히 신경쓰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결과적으로 대표팀 내 대규모 감염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태로 축구협회 역시 향후 대표팀 평가전 일정을 잡는 데 있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가진 벤투호의 첫 A매치는 어쩌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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