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인터뷰①]"이제는 말할 수 있다" 오달수, '미투' 사건에 답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오달수가 ‘미투’ 논란과 제기된 혐의에 대한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오달수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오달수는 2018년 2월 성폭력을 여론의 힘을 결집해 사회에 고발하는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당시 성폭행·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당했다. 같은 해 2월 15일, 19일 익명 여성이 1993년 연극 활동 당시 오달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며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후 오달수는 엿새 만인 2월 26일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다음 날인 27일 JTBC ‘뉴스룸’에서 한 연극배우가 얼굴, 실명을 공개하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28일 오달수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라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미투’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수사가 종결 처리됐다.


당시 오달수에게 직접 들을 수 없었던 의문에 관해 물었다. 그는 질문을 받고 신중하게 대답을 골랐다.


2018년 2월 15일, 19일 이틀에 걸쳐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폭로가 나왔고 엿새 만인 26일 입장을 밝혔다. 빨리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당시 충청도 어딘가에서 '이웃사촌' 촬영을 하고 있었다. 마포대교에서 옛날 차들을 빌려다가 촬영하기도 했고 당시 보조 연기자만 2~300명에 달하는 복잡한 촬영이었다. 연이어 꽉 들어찬 시민들 앞에서 유세 장면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누군가와 통화하고 뭔가에 신경을 쓸 수 없는 환경이었다. 혹자들은 어딘가에서 대책 회의를 하지 않았냐, 왜 이렇게 발표가 늦어졌냐고 지적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부산에서 누나가 전화 와서 ‘세상에 너한테 뭐라고 이야기하는 줄 아냐’고 묻더라. 시끄럽다고 촬영하느라 바쁘다고. 서울에서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일이 그렇게 됐다.”


당시 피해 주장 여성들이 제기한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첫 공식입장에서 오달수는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고 했고, 이어진 입장에서 “당시 기억이 여성의 기억과 차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식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오달수의 입장을 제외하고 따로 할 말은 없냐고 묻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의 발언에 억울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분들은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다. 한 명은 현재 지방에서 연극을 하고 있고 저도 연극으로 출발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거니 넘어가려 한다. 이제 와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자체가 크게 의미가 있을까.”


오달수는 ‘천만요정’이라 불리며 연이어 인기 흥행작에 출연하며 활약했다. 그러나 ‘미투’ 파문으로 2년 9개월간 칩거해왔다. 본인의 주장에도 영화계와 대중의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 여기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세계적인 명연기를 하는 대배우들도 분명 보는 사람에 따라 평이 다를 것이다. 제가 대중에 안긴 데미지가 있지 않나. 그렇기에 물론 예전 같지 않겠으리라 생각한다. 허나 요즘 드디어 사람으로 대접받기 시작해서 좋다. 요정에서 사람으로 대접받는 중이다.(웃음)”


‘이웃사촌’ 개봉 이후 영화계로부터 선택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에 관해 묻자 오달수는 “물론 영향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수긍했다. “배우는 감독이 작품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선택받는다. 배우도 연기하기 적합한 배역을 연기할 때 영화 찍는 맛이 있다.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복귀를 앞둔 소감을 묻자 오달수는 “크게 변한 건 없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뭔가 바뀌겠냐”고 반문하며 “작품 주어지면 잘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겠다. 다만 오달수가 변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7번 방의 선물'(2013)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1월25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