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영아 아동학대 母, 학대치사…父는 방임 혐의만 적용”

경찰, 모친 구속·부친 불구속 송치

16개월 영아 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A(가운데 검정 후드 재킷 착용한 사람)씨가 19일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온몸에 멍이 든 채 사망한 16개월 영아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모친 A씨가 19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A씨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면서 “학대 행위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양천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모친의 경우 아동학대범죄의처벌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등 크게 세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며 “부친은 주로 직장에 나갔던 만큼 아직 학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황은 없어 방임 및 방임에 대한 방조 혐의만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친은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와 같이 판단한 근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집안에는 CC(폐쇄회로)TV 영상이 없어 부모의 동선에 따른 CCTV 영상과 피의자는 물론 수많은 참고인의 진술, 소아과 전문의의 자문,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양부모가 입양 1개월이 지난 3월께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5월 첫 아동학대 신고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시기가 오래돼 입증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후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의 신고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감찰이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맘카페 등 일각에서 돌고 있는 “가해 부모가 청약점수 가점을 위해 아이를 입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 이미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 무근”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사망한 영아는 올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다. 이후 지난 5월부터 약 5개월 동안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나 접수됐지만, 경찰은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내사를 종결하거나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은 여성청소년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점검단을 구성해 이전 3건의 신고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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