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겠다는데…유승민 향한 '서울시장 러브콜', 왜?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시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서울시장 차출설'이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을 아우르는 강력한 후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당사자인 유 전 의원이 난색을 보이는 가운데, 커지는 야권 요구로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 '희망 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그동안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사람"이라면서 "이런 노력을 공개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자신의 사무실에 '희망 22'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더 설명할 필요 없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현한 것이다.

앞서 유 전 의원은 대선 화두로 '경제'를 던졌다. 그는 지난 16일 사무실 개소 첫 행사인 '결국은 경제다-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제일 큰 이슈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전·현직 의원이 대거 참석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월에도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제게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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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유승민, 당선 가능성 엿보는 野…중도, 경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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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일로매진'(一路邁進·한 길로 거침없이 나아감) 하는 유 전 의원의 태도에도 주변에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인물난을 겪는 야권에서 유 전 의원이 체급을 낮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초선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위 우리 당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분 중 그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분들은 서울시장 출마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단순히 유명하다고 대권 가시겠다는 건 실력과 실적을 중시하는 보수의 주자로 적합하지 않다"며 "서울시장으로 성과와 업적을 국민들께 보여주고 대권 가셔야 찍는 유권자들도 안심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박 의원의 주장이 유 전 의원, 그리고 범야권으로 넓히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한다.

유 전 의원의 경제통 이미지와 중도층을 아우르는 성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국흑서'(黑書)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17일 "만약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고, 민주당을 제외한 후보 중 다른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나는 선거권을 가진 이후 최초로 저쪽 후보에게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유 전 의원은 대북관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경제민주주의의 철학과 공약에 있어서는 민주당보다 심상정 후보만큼이나 진보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유 전 의원의 실용노선을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눈에 띌 만한 경쟁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점도 '서울시장 차출설'에 힘을 싣는 이유다. 2017년 대선에서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는 전국적으로 6.76%(220만8771표) 득표율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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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서울시장 출마 생각 없다" 일축…체급 낮출시 정치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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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정문 / 사진=뉴시스

커지는 야권 요구에도 유 전 의원은 2022년 대선 직행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유 전 의원은 "이제까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제안이 온다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후보 선출 과정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당이 내게) 공식적으로 (출마 제안을)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측근들도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예측한다.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정치생명이 크게 단축된다는 점도 문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3위에 그치며 정치 기반을 크게 잃었다. 지난 총선에서도 자신이 전면에 선 국민의당은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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