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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투자 두배 더 늘려야 LTE 주파수 할인?…"비현실적" 통신업계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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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2년까지 5G 무선기지국 15만국 이상 구축 요구
"과거 2년치 투자실적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 비현실적"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이동통신 3사가 정부가 17일 발표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기준을 놓고 반발하고 있다. 5G 무선 기지국 투자를 향후 2년 동안 현재 수준의 2배 이상 늘려야 LTE 주파수 사용 대가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정부측 요구가 터무니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주파수 대가를 성급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전파법령 개정을 통해 내년 이용기간 만료 전까지 천천히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 공개 설명회’를 열었다.

과기정통부는 이 자리에서 내년 6월, 12월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3G‧LTE 등 기존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최소 3조2000억원 이상 받겠다고 통신 3사에 밝혔다. 당초 과기정통부가 과거 경매가를 참조해 설정한 가격보다 27% 하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신업계가 현재 시장가치로 판단한 1조6000억원과 비교해 여전히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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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가 회사별로 5G 기지국을 회사별로 15만국 설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통신사들이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통신 3사가 부담해야 하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최대 ‘3조9000억원+α(알파)’까지 증가한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수용해 주파수 할당대가를 3조2000억원까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선 통신 3사가 회사별로 2022년까지 15만국 이상의 5G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지난 2019년부터 통신 3사가 전국 각지에 구축한 5G 기지국은 지난 8월 기준으로 13만국 수준으로, 회사별로 3만~5만국을 구축한 상황이다.

정부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통신 3사가 총 32만국을 추가 구축해야 한다. 회사별로는 최소 10만국 이상을 추가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2년동안 투자한 규모의 2배 이상을 향후 2년동안 집행해야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지킬 수 있다. 정부가 ‘5G 투자를 늘리면 할당 대가를 낮출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통신업계에서는 현실성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LTE 주파수 재할당에 5G 투자 옵션을 연계하는 것은 부당 결부이자 이중 부과에 해당돼 중대한 위법 소지가 존재한다는 비판이 통신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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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과기정통부 주최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 공개 설명회’에 참석한 토론 참석자들의 모습.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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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SK텔레콤 CR센터 정책개발실장은 "재할당 대가 수준으로 제시된 무선국 투자 기준은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으로 현실성이 없다"며 "LTE를 8년간 꾸준히 투자했을 때 구축 가능한 무선국 수준을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동일하게 구축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순용 KT 정책협력담당은 "과기정통부도 지난 국감 당시 LTE 주파수 재할당 대가와 5G 투자를 연계하는 방식의 법적인 문제점을 고려해 재할당대가와 연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며 "정부의 5G 활성화 정책에 맞추기 위해 모든 비용과 인력을 총동원해 지금까지 약 5만국을 구축한 상황인데 10만국을 더 구축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보도 "2022년 말까지 5G 무선국 15만국 이상 구축하라는 조건은 2018년 5G 주파수 할당 시 부과한 5년차 4만5000국 대비 3배를 초과하는 것"이라며 "적정성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라고 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정부측은 막연하게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기로 했기 때문에 5G기지국 15만국 구축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신사들이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이에 근거해 15만국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는 논리다.

정영길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각 사당 5G 기지국 15만국을 설치하면 LTE 수준의 전국망이 깔린다"며 "2022년까지 이를 점검해 기존 주파수 값을 사후정산하는 형태로, 사업자 노력에 따라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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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이 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 공개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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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주파수는 정부의 임대사업으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책임"이라며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만큼 연구반을 통해 이번 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미 사용가치가 반감된 LTE주파수를 최초 할당시 가격 기준으로 재할당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굳이 정부가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집하겠다면 별도의 조건 없이 최대 50% 이하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지불 가능한 재할당 대가는 정부가 경매가 참조가격으로 제시한 4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2조원 안팎이다. LTE 시장 축소 등 경제적 상황 차이에 따라 과거 경매가보다 낮게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계에서도 정부안을 두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 김범준 카톨릭대 교수는 "과거 경매대가는 주파수에 대한 가장 진실한 가치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게 한 방법"이라며 "정부안이 불가피한 차선의 선택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재할당 대가는 통신 3사의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기간 전에 부과되면 되는 것으로, 특별부담금인 재할당 대가의 산정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부담금 산정원칙(조세법률주의)에 반하거나 재량권의 일탈·남용의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시급하게 결정되는 것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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