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토킹 범죄 신고 2756건
전문가·검찰, 한 목소리…'스토킹 범죄 처벌법' 촉구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유명인을 상대로 한 스토킹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토킹 범죄 신고는 하루 평균 10건이 넘을 정도로 빈번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 스토킹 신고 10건 중 1건 꼴 처벌
17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익산경찰서는 지난 13일 모욕과 협박,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한 1차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뮤지컬 배우 겸 가수인 배다해씨를 스토킹하고 인터넷에 악플을 단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좋아해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단순히 팬심이었고 자꾸 하다 보니 장난이 심해졌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반면, 배씨는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 하는 생각에 절망한 적도 많았다"라며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앞서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 9단도 40대 B씨에게 1년여간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B씨는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고 학원 외벽에 욕설을 적는 등 집요하게 스토킹했다. B씨는 건조물침입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토킹 범죄 신고 건수는 275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3건의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스토킹 신고는 2018년 2772건에서 2019년 5486건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하지만 신고 건수 대비 처벌 건수는 2018년 19.62%, 2019년 10.6%, 2020년 7월 기준 10.8%에 그치고 있다. 통계로만 본다면 평균 신고 건수 10건당 1건만 처벌되는 실정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스토킹 범죄 처벌법 더이상 미뤄선 안돼"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된다.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1호(지속적 괴롭힘)에 규정돼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된다. 이탓에 대부분의 8만원 수준의 벌금형에 머물고 있다.
검찰은 앞서 조 9단을 스토킹한 40대를 구속기소할 당시 "폭행·협박이 없는 단순 스토킹도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해야 하지만 경범죄로 처벌받는다"며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 인권 보장을 중심으로 한 '스토킹 범죄 처벌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스토킹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스토킹 처벌 법안은 1999년 15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뒤 20대 국회까지 총 14차례 발의됐으나, 단 한건도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성폭력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는 1호 법안으로 스토킹 처벌법을 발의했다.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명확히 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2차 피해 예방 등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규정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지인이나 전 연인 등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피해 사례가 많다"라며 "스토킹 범죄를 신고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다 보니 피해자가 계속해서 고통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토킹 범죄를 쓰레기 불법투기 정도의 경범죄로 취급해선 안 된다"라며 "스토킹 방지법 입법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라고 덧붙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