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낙연 대표가 '4·7 재보선 선거기획단' 회의에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워달라"고 당부한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헌을 개정한 의미가 사라진다. 민주당 안에서는 "반드시 이길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지난 주 (2~6일 조사,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고, 이번 주(9일~11일 조사, 리얼미터) 다시 선두자리를 회복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장관경력 박영선, 아직 입장 없음
여당에 '필승' 후보는 누구일까. 선두로 꼽히는 인물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지난 3일 발표된 윈지코리아컨설팅(서울시민 1000명 대상, 1일~2일 실시)의 민주당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는 박영선 장관, 2위는 박주민 의원, 3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4위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5위는 우상호 의원, 6위는 정청래 의원이었다.
박 장관은 우선 여성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에 부과되는 가산점이 있다. 장관 이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코로나 위기에서 가장 어려웠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를 돌봤다는 경력을 가졌다. 소상공인 연합회측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박 장관은 전임 장관에 비해 중기부의 위상을 높였고, 힘든 시기에 직접 지원의 물꼬도 터줬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지난 12일 라디오방송에서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청취자 여러분의 몫으로 돌리겠다"며 "현재 제 입장은 소상공인과 중소벤처 하는 분들의 울타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답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장관에게 출마 의사를 물어도 확실한 대답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4선 우상호 의원 "적극 검토한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달 30일 라디오방송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자 "당의 방침이 결정되면, 그걸 전제로 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의원이 출마할 경우 감산하는 당헌 규정이 삭제되면서 우 의원의 결정도 가벼워 졌다. 다만 아직 출마선언은 하지 않고 있다.
우 의원의 발걸음은 바쁘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과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문 정부 주류인 586 지도급 인사들과 교류도 있고, 원내대표를 했던 경험도 도움이 된다. 서울 지역구를 둔 의원들과 조직력도 우세하다는 점이 이점이다.
다만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이다. 장관이나 시민사회 단체에서 오래 경험한 다른 후보군들에 비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4선의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후보 선호도에서 5위를 한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가 본격화하면 특유의 친화력으로 판세는 흔들 저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피 박주민 의원 "관심없다 말하기 어렵다"
초선 때 득표율 1위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박주민 의원도 있다. 재선하고 나서는 '당돌하다'는 평가에도 당 대표에 도전하며, 거물 선배 정치인에 이어 3위를 했다. 무서운 속도로 체급을 키우고 있는 70년대생 젊은 피다. 법안 발의도 빠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하고, 여성계와 종교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낙태법도 발의한 바가 있다. 시민들이 직감할 수 있는 이슈에 빠르게 대응한다.
다만, 당 대표 출마하면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뜻을 꺾은 적이 있다. 지난 7월 한 라디오방송에서 "지금은 서울시장에 대한 뜻이 없다"며 당 대표 선거에 "모든 것을 다 걸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0일 라디오방송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질문받고 "완전히 관심없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한 것이다.
추미애·박용진도 물망이지만, 대선으로 무게추
그 외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 김영주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추 장관과 박 의원은 서울시장보다는 대선 도전으로 무게추가 옮기고 있다. 후보군은 여럿 거론되지만, 국민의힘과 달리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사람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질 수 있도록 판을 더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인물이 필승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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