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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미세먼지의 역습’, 중국 때문은 아니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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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미세먼지의 역습’, 중국 때문은 아니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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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PM2.5 농도 ‘나쁨’… 수일 째 지속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 중인 16일 서울시청 인근의 전광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 중인 16일 서울시청 인근의 전광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과 휴일에 이어 16일도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 지방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면서 숨막히는 대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에 9개월 여 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지난주부터 전국 각지에 잿빛 하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미세먼지의 역습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미세먼지 상황에 국내 요인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수도권과 강원권, 충청권, 전북지역, 대구·경북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나쁨’으로,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보했다. 다만 광주와 울산·경남지역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정오 기준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종이 58㎍/㎥였고, 충북이 55㎍/㎥, 경기·강원이 50㎍/㎥, 서울이 44㎍/㎥ 등이었다. 서울과 경기·인천·충남·전북 등에는 전날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올해 2월22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17일에도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대구 등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주부터 수일 째 이어지고 있는 미세먼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계절적 요인으로 중국에서 난방이 시작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잠잠했던 공장 가동이 재개되면서 중국발 스모그가 다시 기승을 부린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기보다는 국내 대기 정체 탓이 더 크다고 설명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언론에 “사례에 따라 국내·국외 요인의 비중이 다르지만,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 대기 정체가 주요 원인”이라며 “중국의 공장 가동률 회복과 국내 미세먼지 농도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이 희뿌옇다. 뉴스1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이 희뿌옇다. 뉴스1


이 관계자는 이어 “오히려 중국은 이미 지난 2분기부터 공장 가동률을 회복했고, 3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수준이 되었음에도 올해 9월까지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동기 대비 11.8%나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 동북부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높아질수록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미세먼지 상황 역시 중국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과 북한 등에서 1차로 미세먼지가 유입된 데 이어 국내 발생 미세먼지까지 쌓인 상황에서 대기 정체가 지속되며 대기질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국외가 아니라 국내 요인 때문이라고 수 차례 강조해온 바 있다. 이는 지난해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공개한 ‘동북아시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국제 공동연구 요약보고서’에 따른 주장이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연 평균 기준 국내 초미세먼지의 51%는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32%는 중국, 15%는 러시아·몽골·대만·북한 등 기타 지역, 2%는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 등에서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세먼지의 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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