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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코로나 최악인데 트럼프가 하는 일, 트윗하거나 골프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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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클레인 바이든 비서실장,

"코로나 대유행 중 취임, 매끄러운 전환 필요"

오하이오 주지사 등 일부공화당 인사도

"코로나 국면, 바이든 인수인계 받아야"

美 확진자 1100만명, 6일새 100만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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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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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국정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은 물론 공화당 인사들 마저 정권 인수·인계를 시작해야 한다며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은 이날 NBC 뉴스 일요 시사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코로나19 대유행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총무청(GSA)이 허가를 내주기 전까지 우리는 정부 관리들과 어떠한 접촉도 할 수 없다"면서 "새 대통령이 위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취임하게 된 만큼 매끄러운 전환(seamless transition)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 정부에서 백신 보급과 관련된 보건·의료 담당자들과 지금부터 소통해야 12월이나 1월께 백신이 나올 경우 빠르게 보급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개발보다 백신 제조와 배포가 더 큰 문제라고 했다. 클레인은 "백신(vaccine) 그 자체가 아니라 백신 접종(vaccination)이 인명을 살리는 것"이라면서 "GSA가 허가해야 우리가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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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론 클레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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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최악이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데이터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00만명으로, 지난 9일 누적 환자 1000만 명을 넘은 지 불과 6일 만에 100만 명이 늘었다. 대통령 선거일 다음 날인 4일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긴 뒤 11일 연속 10만 명을 넘겼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13일 18만 명대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5일은 16만 65000명으로 집계됐다. 15일 하루 1266명이 숨졌으며, 31개 주에서 사망자가 증가 추세다. 입원 환자 수는 6만 9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공화당 인사들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ABC뉴스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행정부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국가안보 영역뿐만 아니라 백신 배포 등 코로나19 대응에서 미국에 불리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환이 필요하며, 최대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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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 공화당 소속인 드와인 주지사도 조 바이든 당선인 측의 정권 인수인계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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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중 한 명인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우리는 조 바이든이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이 나라를 위해 전환은 중요하며, 그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통계에 따르면 오하이오는 지난 14일 확진자가 7700명 발생했으며, 2주 전보다 124% 증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CNN에서 정권 교체기의 코로나19 대응을 이어달리기에 비유했다. 파우치는 "이어달리기에서 바통을 넘겨줄 때 멈추지 않듯이 해야 한다"면서 "그들(바이든 팀)과 일을 할 수 있으면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정권 인수 진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온종일 대선 승패에 관한 트윗을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45분께 트윗으로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그(바이든)가 이겼다"고 썼다.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했다고 보도하자 한 시간 반 뒤인 9시 16분께 다시 트윗으로 "조작된 선거. 우리가 이긴다!"라고 썼다. 이어 "가짜 뉴스의 눈으로 봤을 때만 그(바이든)가 이긴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갈 길이 멀다"면서 승복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마저도 부족했다는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55분께 "내가 선거를 이겼다(I WON THE ELECTION)!"라고 트윗을 보냈다. 강조의 의미로 문장 전체를 대문자로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선거 이후 11일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외엔 12일째 공식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백악관에서 측근 및 참모들과 향후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두 번의 주말에 네 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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