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5일 "잊을만 하면 국민과 의회에 회초리를 드는 장관, 이런 장관은 없었다"며 전날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편지 형식의 페이스북 글을 올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판했다.
김은혜 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부실한 자료로 야당 의원의 검증을 무력화하고 정작 짚어야 할 법무부 특활비는 장관의 SNS로 물타기하고 있다"며 "이쯤되면 소음인데 정성호 의원(국회 예결위원장)만 피곤한 게 아니다. 온 국민이 피곤하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아무리 검찰총장과 대검찰청을 감싸주고 싶은 야당이라 한들 대검 눈에 박힌 대들보는 놔두고 법무부 눈의 가시를 찾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특수활동비를 놓고 야당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이 의원들의 질문을 끊고 답변하거나 질문과 상관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자 정 위원장은 "정도껏 하십시오" "협조 좀 해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13일에는 페이스북에 "내년도 예산의 0.1%도 안 되고 예결위 전체 질의의 1%도 안 되는 특활비 논쟁만이 부각됐다"며 "민생 예산이 어떻게 논의됐는지는 아무도 관심 없고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딱 한 마디 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추 장관 지지자들에게 '문자 폭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추 장관은 이를 두고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면서도 "국회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추 장관을 향해 "추 장관이 민주당 대표 시절 '특활비 사태의 본질은 국민 혈세를 기준과 원칙 없이 사용했음에도 거리낌 없었던 불법행위를 가리는 데에 있다'고 했다"며 "지난 12일 예결위에서 추 장관은 본인에게 돌아온 부메랑을 성찰해야 할 자리였음에도 적반하장 SNS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무위원과 입법부 예결위 수장 관계는 사적 '동지'로 호도할 수도, '당대표' 출신과 후배 의원간의 위계질서로 내리누를 수도 없다"며 "한껏 짜증을 부풀려 야당 의원의 질문을 자르고도, 분이 덜 풀렸는지 며칠씩 지나 펼쳐놓은 장광설은 국무위원의 격에 맞지도 않고 정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아노미를 방치하는 대통령도 없었는데 대통령에게는 국민과도 바꿀 수 없는 추미애 장관인 것인가"라며 "국민의 인내가 바닥나고 있다"고 해임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추 장관은 정 의원을 '민주당 동지'라고 불렀다.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장의 정당한 견제 행위를 당내 동지 관계를 들어 역공한 것"이라며 "국회의 민주적 통제에 대해선 '내가 여당 대표였노라'고 받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진보, 보수의 대립이 아니다. 여야의 갈등도 아니다. 검찰이냐 공수처냐 선택도 아니다"라며 "상식과 몰상식, 정상과 비정상, 민주와 반민주의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이제 몰상식과 비정상의 상징이다. 오히려 추 장관으로 인해 국론이 통합되는 역설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여권 내 자중지란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젠 추 장관 본인의 자중이나 정상성 회복을 촉구하거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추 장관의 언행이 검찰개혁에 부합하는 것인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검찰개혁이 검찰장악이 아니라면 추 장관을 하루도 그 자리에 더 두면 안된다. 결자해지하라"고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추미애가 '동지'라 부른 정성호…"충견 같은 검찰 만들지 않을 책임"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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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도껏 하라"고 자신을 나무란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느냐"고 '뒤끝'을 남겼다.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한 정성호 위원장에게 '검찰개혁'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다시 사안을 호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위원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는 당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을, 20대 국회에서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검찰개혁에 가장 앞장 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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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모욕 바꾸지 않으면 자괴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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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글을 올리고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검찰총장과 대검을 감싸주고 싶은 야당이라 한들 지나치다"면서 대검 눈에 박힌 대들보는 놔두고 법무부 눈의 가시를 찾겠다고 혈안이 돼있다"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모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인지 아닌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범죄인 다루듯 추궁하는 반복질의가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는지 아니면 그저 장관에 대한 공격이고 정쟁이었는지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법무부 특별활동비 문제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질문을 끊고 답변을 이어가거나 질문과 상관없이 하고싶은 말을 늘어놓는 추 장관의 태도를 지적하며 "정도껏 하십시오" "협조 좀 해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중진 의원조차 추 장관의 '막무가내식' 태도를 더이상 용인하지 못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추 장관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는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도 한몫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성호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11.1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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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동지' 부르며 '개혁' 방패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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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정 위워장에 대한 편지글 형식을 통해 본인의 답변 태도 문제가 아닌 야당 국회의원의 자질 문제라고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지만 자신을 꾸짖은 정 위원장에 대한 서운한 마음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작 짚어야할 대검 특활비 문제는 물타기가 되어 덮어져 버렸다"며 "그런 식으로 소중한 질의 시간을 허비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당하는 국무위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해 '가장 차분하고 내실 있는 질의'라고 평가한 정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앞서 예결위 직후 페이스북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딱 한 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며 "역대 가장 차분하고 내실 있는 예산 질의였는데 대다수 언론에서 정책 관련 보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을 언급하며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다. 이 길의 끝에 이르기까지 서로 의심하지말고 손놓지 말자"는 충고도 곁들였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있겠느냐"며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성호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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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20대 국회 사개특위원장…법무부 장관에 당부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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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사개특위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펼쳐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법무부와 검찰은 특히 달라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2017년 10월 16일 법무부 국감에서 정 위원장은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기도 했다..
"검찰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이 있다. 국가 공권력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고 헌정을 유린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한 적폐세력을 제대로 청산 새로운 시대,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국민적 요구를 해결해야 하는 마중물이 돼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한편으로 국정농단의 공범이 되거나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여러 가지 정치인이 관련된 사건들을 부실하게 수사하고 청와대 하명수사를 하면서 자의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검사들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검찰이 충견들만 난무하는 그야말로 개판인 검찰이다' 하는 것은 후자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거다. 과거에 그랬으니까 지금도 그럴 거다, 과거 정권에서 그렇게 검찰이 해왔고 그러니까 지금 검찰도 그럴거다, 라고 하는 예단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현 검찰이 죽은 권력 또 과거 정권에 대한 수사에만 집중하고 현재 정권에 관련된 문제들, 지금부터 만들어진 새로운 적폐들, 이것을 눈감아 버리면 안된다. 장관께서 적폐를 청산하는 그것도 큰 책임이 있지만 새로운 촛불에 의해서 탄생된 문재인정부가 부패하지 않게, 권력에 물들어 갖고 타락하지 않게 그것을 감시해야 될 책임도 있다.
검사들 얘기가 수사를 하다 보면 고구마 줄기 캐내듯이 줄줄이 나온다고 한다. 과거 정부를 수사하다가 지금 현 정권에 관련된 사람도 나올 수가 있다. 장관께서는 이런 점에 있어서 정말 개판인 검찰, 살아있는 권력에만 충성하는 그런 충견과 같은 검찰이 되지 않도록 해야 될 책임이 있다.
증거가 나온다고 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 정권, 현정권, 죽은 권력, 살아있는 권력, 가리지 말고 엄정하게 해줄것 을 다시 한번 제가 마지막으로 촉구드리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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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질문 모욕적, 저지해달라" 요청에…여당 정성호도 "정도껏 하세요"
사진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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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설전이 연일 계속되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 장관을 향해 "정도껏 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 장관이 특수활동비를 놓고 설전을 벌이자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이날 박 의원은 "요즘 특활비 문제 때문에 아주 시끄럽다"며 "법무부 특활비 중에서 직원 격려금으로 일괄적으로 지급된 금액이 있다고 들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즉각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 기억하시나"라며 "그 이후로는 그렇게 지급되는 것은 없다. 그렇게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질문을 듣고 답변해야 한다"고 아직 질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도 "추 장관은 질문에 답변해달라"며 "다른 것은 말씀하지 말고 질문을 듣고 답변해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그렇게 하겠지만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하면 위원장이 제재해달라"고 답했고, 정 위원장은 "그런 질문은 없었다. 협조 좀 해달라"고 강조했다.
질의가 계속되자 추 장관은 특활비 의혹을 두고 "그런 혐의를 두는 것 자체가 도발적, 모욕적"이라며 반발했다.
박 의원은 "특활비가 직원 격려금으로 지급된 적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것이 모욕적인가"라며 "이렇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올려놓고 이제 와서 사퇴하라고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추 장관은 "예산 관련 질문인가. 대답해야 하느냐.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답)하라면 하겠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변변한 후보가 없어서 그 지지율을 올려놓는다는 국민 여론도 있다고 들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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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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