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첫 만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각별한 인사를 건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문 대통령이 관계 진전을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함께 리커창 중국 총리와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총리가 참여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화면 위 오른쪽부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0.11.14. since1999@newsis.com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각별한 인사를 건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문 대통령이 관계 진전을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함께 리커창 중국 총리와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총리가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신과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지만 화상 등을 통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의장국 정상 등을 부르며 예우하는 경우는 있지만 특정 국가정상을 콕 집어 인사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많다.
이로 인해 청와대 안팎에선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재임 당시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경색됐던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24일 스가 총리와의 첫 통화 당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강제 징용 등 양국 현안 해결과 소통 노력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속화해나가자"고 했고, 스가 총리는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해나가겠다"고 호응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정부는 물론 여권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스가 총리 등을 만나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접점 찾기를 시도했다.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일본 스가 총리를 만나고 돌아온 박지원 국정원장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0.11.11. mania@newsis.com |
박 원장은 스가 총리를 만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는 양국 정상간 새로운 공동선언을 제안한 것은 물론,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의 참석 여부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일본 언론을 통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일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7명은 일본을 방문해 지난 13일 스가 총리를 예방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스가 총리에게 서울 방문 의사를 타진했고, 스가 총리는 "조건을 갖춰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처럼 동맹국인 한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청와대나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진전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단 스가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설지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는 김 의원 등과 면담 자리에서 한일 양국간 첨예한 이슈인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에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생각을 내주면 좋겠다"고 우리 정부에 공을 넘기고 있는 상태다.
우리 정부로서도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임종석·정의용 등 외교안보 분야 특별보좌관 및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차방정식이 된 이 문제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석자들이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조하면서 한국 정부에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문 대통령은 한일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언급하며 "피해자들의 동의와 합의가 선결 조건인데, 우리와 일본간 입장차가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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