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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위 '튀는' 여론조사, 왜?…다르지만 '틀린 건' 아니다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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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위 '튀는' 여론조사, 왜?…다르지만 '틀린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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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후보 지지율 여론조사를 두고 한 주간 정치권이 요동쳤다. 11일 윤 총장이 여권 '투톱' 후보를 누른 결과가 발표됐지만, 이틀 후 다른 조사에선 곧바로 3위가 됐다.

여야는 유·불리에 따라 각각의 여론조사를 인용하고, 일각에선 여론조사의 신뢰도까지 논란이 됐지만, 윤 총장의 '1위'와 '3위' 조사는 조사 대상과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 총장의 뚜렷한 상승세, 보수야권은 물론 중도층까지 지지층이 분포됐다는 것은 여야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추세로 보인다.

◆윤석열 지지율 이틀 만에 '1위→3위', 왜?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조사해 지난 11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윤 총장이 24.7%의 지지율로 이 대표(22.2%), 이 지사(18.4%)에 앞서 화제가 됐다. 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처음으로 1위를 한 결과여서 화제가 됐다.(7~9일 1022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C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동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21.1%)와 이 지사(20.9%)가 오차범위 접전을 벌였고, 윤 총장은 11.1%의 지지율로 3위였다.(10~11일 1009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중앙여심위 페이지 참조)

마찬가지로 13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 대표와 이 지사가 나란히 19%로 지지율을 얻었고, 윤 총장은 11%로 3위였다. 였다.(10~12일 1001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중앙여심위 페이지 참조)

불과 이틀 만에 나온 다른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크게 달라지면서, 그 이유에 대한 정치권과 대중의 혼란이 커졌다. 특히 일각에선 윤 총장을 1위로 본 한길리서치 조사에 대한 신뢰도 논란도 이어졌다.


◆6명 질문해 '쏠림', 13명·주관식 '분산'…장단점 있다

CBS-KSOI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사진제공=KSOI

CBS-KSOI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사진제공=KSOI


한길리서치의 다소 '튀어 보이는' 결과는 조사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우선 한길리서치 조사는 선택지를 이낙연·이재명·심상정·윤석열·홍준표·안철수 등 6명으로 좁혔다. 특히 야권에선 국민의힘 소속 대권주자를 모두 보기에서 뺀 탓에 윤 총장에 대한 '쏠림'이 커졌다는 평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12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길리서치 조사 결과에 대해 "선택지의 문제"라며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주자는 한 명도 없다 보니 (야권 지지층 선택이) 윤 총장으로 모이는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KSOI 조사는 대선주자 선택지가 이낙연·이재명·윤석열·홍준표·안철수·오세훈·유승민·원희룡·심상정·김경수·김종인·황교안·정세균 등 총 13명이었다. 또 갤럽은 후보 선택지를 제시하는 대신 응답자로부터 자유 응답을 받는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방식의 차이로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정확하다거나 다른 쪽이 부실하다고 단정하긴 섣부르다. 구체적인 선택지를 제시할수록, 또 선택지를 좁힐수록 선택지 내 대권주자로의 '쏠림'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개별 후보의 고유 지지율은 과장될 수 있지만, 앞으로 지지율이 높은 후보 중심으로 선택지가 좁아질 경우 여론의 추세적 선택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서다.

한길리서치는 "후보 숫자 논쟁을 피하려면 가장 좋은 방식은 갤럽의 조사처럼 (선택 가능한 대권주자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자유응답 방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방식은 응답자가 보기 없이 이름을 기억해서 답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고,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지지율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3강' 추세…'중도층 지지' 관심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을 방문해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을 방문해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위 또는 3위'의 순위와 별개로 3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윤 총장 지지율 추세는 시사점이 상당하다. KSOI 조사는 이달 조사에서 처음으로 윤 총장을 조사대상에 포함했음에도 10%대의 독보적 3위로 '데뷔'했고, 갤럽 조사 역시 윤 총장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무려 8%p 뛰어 11%가 됐다. 같은 기간 이 대표 지지도는 2%p 오르는 데 그쳤고, 이 지사는 1%p 하락한 것과도 비교된다.


윤 총장이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에서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라고 발언, 사실상 정치 입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범야권 지지자들이 윤 총장을 이전보다 현실성 있는 차기 대권후보로 받아들인 결과다. 정치권에선 국감이 윤 총장에게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부여했다고 평가한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윤 총장의 '범야권 대권주자 중' 지지율(22.6%)이 여야 전체 후보를 놓고 물었을 때 지지율(24.7%)보다 더 낮았던 것도 눈에 띈다. 범야권 내 경쟁보다도 여야를 아우르는 전체 대권주자 중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윤 총장이 야권 밖에서도 적지 않은 지지세를 자랑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한길리서치의 이념성향별 '여야 전체 후보' 조사에서 스스로를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27.3%가 윤 총장을 지지했다. 여야 각각의 전통 지지층보다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호감이 비교적 컸던 이 지사 또는 안 대표 등이 윤 총장 반등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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