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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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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에도 겨울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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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아시아-68] 어느덧 2020년도 11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1호 감염 사례가 보고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구촌이 여전히 시름하는 가운데,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는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실외 활동이 위축되게 마련인 겨울철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방역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 또한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45만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에도 비슷한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을까?

매일경제

자카르타 남쪽에 위치한 푼착 보고르 고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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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접어들어 일평균 확진자 수가 3000명대로 유지되며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9월 말~10월 초에는 일일 신규 감염자 숫자가 5000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추위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한국, 일본 등지에서 12~2월께 두드러지는 겨울 날씨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에서 뚜렷한 4계절 개념이 없고, 이에 따라 기온이 0도 밑으로 내려가 얼음이 어는 겨울철 역시 구경하기 힘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5도, 남위 10도 사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 도서 국가다. '적도의 나라' 별칭처럼 1만7000여 개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의 섬들은 모두 저위도의 열대지방에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적도가 인도네시아 북쪽 수마트라섬 중부와 칼리만탄섬 중부를 가로지르는 한편, 국내에도 친숙한 수도 자카르타와 휴양지 발리는 적도 아래, 즉 남반구에서 발견된다. 지역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서울의 7월 말~8월 초와 비슷한 25~30도의 고온이 연중 지속된다. 연평균 70~90%의 습도 역시 높은 편으로 후텁지근한 날씨가 1년 내내 계속됨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열대 기후에 속한 인도네시아는 대부분 동남아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기와 건기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뉜다. 온대 기후대에 익숙한 봄·여름·가을·겨울의 구분이 아닌 Musim Hujan(비가 내리는 계절, 우기)과 Musim Panas(더운 계절, 건기)로 계절을 분류하고 있다. 지역과 기상 조건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대개 10~3월이 우기로, 4~9월이 건기로 인식된다. 여느 동남아 이웃들처럼 우기에는 스콜(Squall·열대 지방에서 대류에 의해 나타나는 강한 소나기) 등으로 인해 도로가 순식간에 침수되고 차량이 오도가도 못하는 광경이 자카르타 등지에서 일상적으로 관찰된다.

매일경제

반둥 북쪽의 고지대에서 내려다본 반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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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온이 낮은 고산지대 상황은 사뭇 다르다. 적도의 햇살은 여전히 뜨겁지만, 불쾌지수를 높이는 습도에서 한결 자유로워지는 만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2013년 처음 인도네시아 생활을 시작했던 서부 자바의 주도 반둥이 대표적이다. 자카르타에서 동남쪽으로 130㎞가량 떨어진 반둥은 해발고도 약 700m에 들어선 전형적인 고산 도시다. 연평균 22도의 선선한 날씨가 온천 및 화산 등 자연 관광지, 개성 넘치는 향토 음식 등과 어우러져 일찌감치 'Paris Van Java(자바의 파리)'로 불렸을 만큼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필자 또한 반둥 거주 기간 숙소의 에어컨을 켰던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다.

한편 현지 블로그(IAMINDONESIA.NE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추운 곳은 국토 동쪽 끝 파푸아주의 자야 위자야 군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라산보다 500m 남짓 높은 해발고도 2448m의 산골짜기인 물리아 지역이 그 주인공이다. 2만50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물리아 지역에서는 밤이 되면 기온이 최저 9도까지 내려가는 현상이 관측된다. 심지어 특정 시기에는 기온이 0도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산 꼭대기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유일하게 눈이 쌓여 있다고도 전한다.

[방정환 YTeams 파트너 / '수제맥주에서 스타트업까지 동남아를 찾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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