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정평가자, 尹 지지 한달 새 8%→23%
朴수사 탓 반감 갖던 보수진영 변화 감지
탄핵 뒤로 하고 그를 현정부 대항마로 보나
TK서 尹 오르고 이재명 지지율은 내려가
이쯤되면 파죽지세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17.2%(리얼미터)가 나오더니 얼마 뒤엔 24.7%(한길리서치)로 1위에 올랐다는 조사까지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보수적'인 수치가 나왔던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후보군을 한정적으로 제시한 탓에 수치가 높게 나왔다, 후보군을 제시하지 않고 주관식으로 물어봐서 낮게 나온다 등 여론조사 방식에 이런저런 지적이 나오지만, 어쨌든 모든 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약진한 것만은 분명하다.
윤석열 현상이라고 할 만한 수준인데,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지율 상승의 '일등공신'이 역설적이게도 그를 압박한 추미애 법무장관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략적인 시각이다. 작아지라고 누르면 누를수록, 사라지라고 때리면 때릴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위상이 되레 커졌다는 거다.
朴수사 탓 반감 갖던 보수진영 변화 감지
탄핵 뒤로 하고 그를 현정부 대항마로 보나
TK서 尹 오르고 이재명 지지율은 내려가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이쯤되면 파죽지세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17.2%(리얼미터)가 나오더니 얼마 뒤엔 24.7%(한길리서치)로 1위에 올랐다는 조사까지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보수적'인 수치가 나왔던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후보군을 한정적으로 제시한 탓에 수치가 높게 나왔다, 후보군을 제시하지 않고 주관식으로 물어봐서 낮게 나온다 등 여론조사 방식에 이런저런 지적이 나오지만, 어쨌든 모든 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약진한 것만은 분명하다.
윤석열 현상이라고 할 만한 수준인데,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지율 상승의 '일등공신'이 역설적이게도 그를 압박한 추미애 법무장관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략적인 시각이다. 작아지라고 누르면 누를수록, 사라지라고 때리면 때릴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위상이 되레 커졌다는 거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누름과 때림에 반응한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올랐다는 거다. 그러니 그 유권자들이 도대체 누구이냐는 질문이 당연히 따라온다.
13일 공개된 한국갤럽 11월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은 11%로 한 달 전 조사(3%)에서 껑충 뛰었다. 눈길을 잡는 대목은 문재인 대통령을 부정 평가한 응답자들이다. 이들은 10월 조사에선 8%만이 윤 총장을 지지했지만, 11월 조사에선 23%가 지지했다. 확연히 달라진 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을 부정 평가한 응답자의 상당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추정된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수사한 윤 총장에게 반감을 보여왔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윤 총장 지지로 바뀐 건데, 그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도 할 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
그런데 좀 더 해석을 확장하면 이른바 보수 진영의 난제로 꼽혔던 '탄핵의 강 건너기'(더 이상 탄핵 무효를 외치지 않는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도 할 수 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최근 방송에서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보수 진영이 탄핵을 뒤로하고 윤 총장을 현 정부의 대항마로 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거다.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 윤 총장 지지율이 10월엔 7%, 11월엔 25%였다. 보수성향 응답자 중에도 '태극기 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지지율은 최근 윤 총장 앞으로 응원 화환이 대거 배달된 현상과도 맥이 이어진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대목은 윤 총장의 지지율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세부 항목 지지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거다. 한쪽이 오르면 다른 한쪽이 떨어지는 거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10월 조사에서 이 지사의 TK 지지율은 20%로 대선 주자 중에 가장 높았다. 그런데 11월 조사에서는 10%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윤 총장은 2%에서 15%로 뛰었다.
또 보수와 중도 성향의 응답자 항목에서도 윤 총장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사이 이 지사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다. 이 지사에게 관심을 보였던 보수와 중도 유권자의 일부가 이제는 윤 총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할 수 있다. 또 윤 총장과 이 지사 지지층이 일부 겹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이런 해석은 전국 단위 조사 결과의 세부 항목 수치에 기반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추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한국갤럽 조사는 11월 10~12일 1001명 대상으로 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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