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수현 © News1 권현진 기자 |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청춘기록'(극본 하명희, 연출 안길호)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담은 드라마다.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서 깨지고 쓰러지지만, 결국 열정과 노력으로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배우 권수현은 극에서 인턴 사진작가이자 배우 사혜준(박보검 분), 원해효(변우석 분)의 친구인 김진우로 분했다. 김진우는 긍정적이고 활달하면서도 의리 있는 인물.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청춘기록'에서 김진우는 사회초년생이 한 번쯤을 겪을 법한 일들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20대 청춘'을 대변해 공감을 샀다.
권수현에게 '청춘기록'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배우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극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엿봤다고. 그는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차근차근 일을 하다보니 혜준이에게 감정이입이 됐다"며 울컥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극 중 한진희의 대사인 '지금은 안 풀리지만 금은 똥이 아니다. 넌 금이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자신 역시 이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드라마에 대한 권수현의 애정을 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청춘기록'을 마친 권수현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권수현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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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이 종영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아쉬웠겠다.
▶울진 않았는데 뭉클하긴 했다. 보검이, 우석이랑 초반에 한남동 놀이터에서 셋이 같이 촬영을 했는데, 마지막 촬영이 또 그 놀이터에서 셋이 함께하는 거였다. 시작과 끝이 닿아있는 거 같아서, 시간이 흘러도 셋은 친구라는 게 보인 것 같아 좋았다.
-사실 이전 작품에 비해 비중이 적은 역을 맡아 출연 결정이 의외라고 느꼈다.
▶역할의 크기보다는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청춘물을 하고 싶었고, 진우라는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에도 매력을 느꼈다. 또 내가 안길호 감독님의 팬이다. '비밀의 숲'을 보면서 감탄한 적도 많아서 '감독님 작품은 믿고 간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하명희 작가님 작품인 드라마 '상류사회'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단역 하던 친구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네'라고 생각해주셨면 했다.
배우 권수현 © News1 권현진 기자 |
-30대 중반임에도 20대처럼 보일 정도로 동안이다. '동안 외모'를 가진 게 배우로서 장점인가, 단점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는 얼굴로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데, 어린 역할을 연기하면 예전 정서를 끄집어와야 하니까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 30대 중반의 정서를 갖고 어린 역할을 하면 좋은 표현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있다. '청춘기록'이 특히 더 그랬던 게 실제 내 나이보다 9살이나 어린 역할이다. 초반에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연구해서 연기를 하는 그 작업이 좋았다. 언젠간 나이에 맞는 역도 주어지겠지. 그러면 정서적으로나 표현을 하는 데 있어서 캐릭터에 더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본인은 고민이었다고 했지만, 극에서는 딱 20대 김진우로 보였다.
▶그렇게 봐주셨으면 정말 감사하다. 초반에 '어떻게 하면 26살 귀여운 김진우를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연기를 할 때 애써 설명을 하려고 했다. '나 귀여워', 어려' 이런 느낌을 주려고.(웃음) 그때 감독님이 옆에서 지켜보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러다 나도 어느 순간 깨달아서 '내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점점 힘을 빼고 편하게 연기를 하니 감독님도 '초반에 있던 부담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작가님과도 나중에 이야기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진우로 성장하는 게 보였다고, 예쁘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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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에서는 특히 생활 연기가 돋보였다.
▶스스로 만족은 없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이전에 출연했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초롱이와 '청춘기록' 진우가 둘 다 귀여운 캐릭터들이다. 이게 비슷해 보일 수 있어서, 그 둘의 차이점이 뭘까 고민했다. 초롱이가 회색빛 장르물에서 분위기를 살짝 환기시키는 역할이었다면, 진우는 누군가의 옆에 있을 법한 인물이다. 그런 점을 생각해 연기를 했더니 생활이 묻어나는 연기가 나온 것 같다.
-박보검, 변우석과 친구로 나오지 않았나. 두 사람과 호흡은 어땠는지.
▶감독님이 미팅을 할 때 보검이와 우석이 사이에서 내가 밸런스를 잘 맞춰줬으면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초반에는 셋이 만나서 밥도 먹고, 리딩도 하면서 의무감을 갖고 더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화면에 잘 나온 것 같다. 나중에는 진짜 친해지니까 자연스럽게 친밀감이 묻어나고. 이번에는 두 사람이랑 친구로 나오니까 외적인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웃음) 피부도 관리하고 촬영하는 내내 긴장을 안 놓치려고 했다.
-두 사람에 대한 애정, 우정이 느껴진다.
▶보검이와 우석이 모두 다 좋은 친구들이다. 보검이는 나이 차이도 있고 워낙 톱스타이니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라 금방 친해졌다. 연기적인 부분 외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연락을 자주 했었다. 우석이는 정말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배우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조언도 적극적으로 구하는 친구라 대화를 많이 나누고 가까워졌다. 열정이 많은 친구다.
배우 권수현 © News1 권현진 기자 |
-'청춘기록'은 배우의 이야기라 더 공감 가는 지점이 있었을 듯하다.
▶맞다. 우리 집도 부자는 아니었고, 나도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차근차근 일을 하다 보니까 극 중 혜준이에게 감정이 이입되는 게 있더라. 그래서 혜준이가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 나도 울컥하더라. 어머니는 혜준이 어머니에게 이입을 하셨다. '아들이 엄마한테 말 못 할 게 있었겠구나' 싶어서 슬프셨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이 있다면.
▶매 장면, 매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족들의 이야기, 친구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내 신은 아닌데, 한진희 선생님이 '지금은 안 풀리지만 금은 똥이 아니다. 넌 금이야'라고 한 대사가 와 닿았는데, 내게 응원을 해주는 말처럼 들렸다. 이건 배우가 아니어도,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또 진우와 혜준이의 장면도 있다. 혜준이가 '네들은 친구니까, 그 자리에 있을 거 아니까'라고 하자, 진우가 '그 자리에 있어'라고 답하는 장면. 이 신을 찍을 때 보검이와 둘이 서로 울컥한다고 했다.
배우 권수현 © News1 권현진 기자 |
-'청춘기록'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제목처럼 '내 청춘의 한 페이지가 기록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반짝이는 청춘들의 이면에는 아픔과 상처도 있지 않나. 그런 게 잘 보였고, 내 모습도 묻어난 듯하다.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나.
▶배우라는 단어가 가진 힘이 있지 않나. 책임감이 엄청나게 따르는 직업이라 함부로 '배우 권수현'이라고 말하기도 쑥스럽다. 앞으로 어디 가서 '배우 권수현'이라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또 공감을 사는 연기를 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 업계 분들이 내 이름을 들었을 때 '연기 잘하는 친구지'라고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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