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신문 보도…아세안 정상회의서 미일 vs 중국 주도권 다툼
일본·아세안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스가 일본 총리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성명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언급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14일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뒤이어 미국과 러시아도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서 정리하는 공동성명에 AIIB를 언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11월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때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AIIB가 언급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특정 국가가 주도권을 가진 내용을 (공동성명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번에는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IB를 활용한 인프라 투자의 결과, 채무를 변제하기 어려운 국가에 중국이 정치적 요구를 내미는 '채무의 덫'이 관계국의 우려를 초래하고 있어, 일본의 AIIB 삭제 요구는 중국의 그런 움직임을 견제하는 의미가 있다고 산케이는 평가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 등도 일본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아세안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미국과 일본이 함께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은 미일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공동성명 초안에서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아세안이 작년 6월 채택한 '아세안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점'(AOIP)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중국은 작년 동아시아정상회의 의장 성명 등에 AOIP가 언급되는 것을 인정한 바 있지만, 미일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봉쇄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경계감이 강해졌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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