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중대 이슈로 부상
대선서 중원 선점, 야권발 충청대망론 견제 효과
공공기관 이전 폭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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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세종 행정수도 이전론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을 목표로 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아가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중대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태스크포스(TF)'는 곧 활동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계획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 대표도 전날 충북 괴산군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경제ㆍ금융 문화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세종으로의 국회 완전 이전을 목표로 단계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여당에선 균형발전과 대선 전략 측면 등에서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에서 마땅한 중원 전략이 없어 고심하는 국민의힘보다 의제 선점 측면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고, 무엇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충청대망론'의 불길을 잠재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내부에선 서울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여론이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서울지역 여론이 찬성 42.5%, 반대 45.1%로 팽팽히 갈렸다. 이 정도 격차라면 서울을 동아시아 경제금융과 문화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플랜으로도 충분히 반전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만 하기엔 여당을 향한 서울지역 민심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벌인 여론조사에선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6%를 기록, 32.2%를 기록한 국민의힘보다 1.6%포인트 뒤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서울이 '수도'라는 타이틀을 내려놔야 하는 만큼, 앞으로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야당에 공세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최근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은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비판하며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정말 수도 이전에 굳건한 생각이 있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선거 공약으로 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의 폭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서울 지지율 타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하는 동시에, 충청 민심이 고개를 끄덕일 만큼의 기관 이전을 이뤄야하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하는 셈이다.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여론조사를 통해 이전 범위를 정하려는 것도 이같은 정치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 앞서 TF 단장인 우원식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곧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국민의 뜻에 맞는 수준의 이전 범위를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국회 완전 이전을 못박은 만큼, 현재 여의도 국회 부지 개발을 서울시장 선거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가 이전하면 남을 여의도 부지에 스타트업 클러스터 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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