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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녹취록 “김영춘·기동민에 억대 줬다”…당사자들 부인

중앙일보 이해준.문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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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녹취록 “김영춘·기동민에 억대 줬다”…당사자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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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체포 전 측근과 통화 내용
김영춘 “허위주장 법적 조치할 것”
기동민 “양복 받았지만 돈 안 받아”
‘라임 핵심’ 김영홍·김봉현 소송전
“여당 정치인들에게 억대 금품을 줬다”는 내용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발언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라임 사태의 ‘몸통’들로 지목되는 김 전 회장과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거액의 자금 흐름을 둘러싸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시사저널은 11일 김 전 회장이 체포되기 전인 지난 3~4월 측근과 통화하면서 3선 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실제로 형이 돈을 줬다고 그때 그거. 형은 2억5000 줬으니까. 누구냐면 부산. 그 해수부 장관 김영춘이야. 그때 울산에서 김영춘한테 직접 형이랑 가서 돈 주고 왔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김 전 회장이 “기동민이한테는 두 차례에 걸쳐서 거의 억대 갔어. 한 세 차례 갔겠구나. 그 선거할 때”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영홍 회장과 김봉현 전 회장의 자금 흐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김영홍 회장과 김봉현 전 회장의 자금 흐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녹취록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등장한다. 김 전 회장은 “그리고 이강세(스타모빌리티 전 대표)가 강기정 만나러 직접 청와대까지 들어갔다가 왔다. 청와대 출입기록을 보면 알겠지?”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이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서 5000만원을 쇼핑백에 넣어 줬다. (이 전 대표가) 연락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간다고 해서 (돈이) 전달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녹취록에는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과 옛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등도 김 전 회장의 필리핀 리조트 접대 대상으로 거명돼 있다.

종합하면 녹취록에는 전반적으로 김 전 회장이 측근에게 여당 인사들에 대한 로비 사실을 폭로하라고 종용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발언이나 녹취록의 진위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검찰이 여당 인사들에 대한 로비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강요했다”는 취지의 김 전 회장 최근 주장과 배치된다.

당사자들은 녹취록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허위 주장이다. 김 전 회장과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전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김봉현이라는 사람을 모르며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2016년 총선 전후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전 수석도 “광주MBC 사장 출신이라 친분이 있던 이강세씨를 청와대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한편 라임 사태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 측과 김 전 회장 측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이날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홍 회장은 김 전 회장이 “라임 사태의 진짜 몸통 중 한 명”이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 내부 인사들이 공모해 인감도장 등을 도용하는 수법으로 메트로폴리탄 측 페이퍼컴퍼니인 E사와 J홀딩스로부터 김 전 회장 측 페이퍼컴퍼니인 B사에 부당하게 네차례 돈이 흘러가도록 했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피고 측은 김영홍 회장의 컨펌(확인)하에 자금을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해준·문희철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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