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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에 자체 개발 칩 'M1' 탑재…더 견고해진 생태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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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에 자체 개발 칩 'M1' 탑재…더 견고해진 생태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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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자칭 '업계 최고' PC용 칩셋 'M1'

#겉은 그대로 알맹이만 바꾼 맥 3총사

#'애플 실리콘' 전환은 이제 시작

애플이 인텔과 결별하고 내놓은 자체 설계 칩 'M1'과 이를 탑재한 맥 PC 신제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애플은 자체 칩을 통해 모바일과 PC 사이의 허들을 낮추며 자사 제품 생태계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10일(현지시간) 애플은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M1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맥 미니, 맥북 프로 등 차세대 맥 제품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9월 차세대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10월 '아이폰12'를 공개한 애플은 이번 이벤트에 '한 가지 소식 더(One more thing)'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이 문구는 애플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가 행사 발표 중 예상치 못한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깜짝 공개할 때 쓰던 말로, 이날 애플 중대한 발표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의 획기적인 M1 칩이 탑재된 신형 맥 3종의 도입은 수년 간의 과감한 변화를 의미한다"며 "맥과 애플에게는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애플 역사상 가장 강력한 칩 'M1'

이날 공개한 애플의 '원모어띵'은 애플이 직접 디자인한 최초의 ARM 기반 PC용 시스템온칩(SOC)인 'M1'으로 밝혀졌다. M1은 5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PC용 칩셋으로,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려 업계 최고 수준의 와트 당 성능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팀 쿡 CEO는 "M1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칩 중 단연코 가장 강력한 칩"이라며 "우리는 고객들이 이 새로운 시대의 맥이 계속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 사진 = 이벤트 영상 캡쳐

/ 사진 = 이벤트 영상 캡쳐


M1은 고성능 4코어, 고효율 4코어로 구성된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8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머신러닝(ML)에 쓰는 16코어 뉴럴 엔진 등으로 구성됐다. 애플은 M1 칩이 이전 세대 제품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 최대 6배 빠른 GPU, 최대 15배 빠른 ML 성능과 함께 최대 2배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M1 칩과 함께 이에 최적화된 맥 운영체제(OS) '빅서(Big Sur)'도 함께 공개했다. 오는 13일 정식 출시되는 빅서는 애플리케이션 응답속도를 향상시켰으며,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을 맥에서 곧바로 실행시킬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인터넷 브라우저 '사파리'와 지도 앱 등의 성능도 개선했다.


앞으로 모든 애플의 모든 맥 소프트웨어는 애플 칩을 기본으로 인텔 칩과 범용으로 개발되며, 업데이트되지 않은 기존 맥 앱은 번역기인 '로제타2' 기술을 통해 실행된다.

M1 탑재 맥 라인업 3종 공개

M1 칩은 이날 공개된 맥북 에어, 13형 맥북 프로, 맥 미니 신제품에 우선 적용된다. 전체 맥 라인업이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되는 데는 약 2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 사진 = 이벤트 영상 캡쳐

/ 사진 = 이벤트 영상 캡쳐


차세대 맥 라인업은 외관 디자인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달라진 점 없이 M1칩을 통한 성능과 배터리 수명 업그레이드에 집중했다. 랩톱 모델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화상회의, 영상통화 등에 대응하고자 M1의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와 향상된 ML 성능 등을 활용해 카메라 화질이나 마이크 음질 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신형 맥북 에어는 팬이 없는 디자인으로 소음을 제거했으며, 최대 18시간의 역대 맥북 에어 사상 가장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이전 세대 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와 최대 5배 빠른 GPU, 최대 9배 빠른 ML 성능을 제공한다.

맥북 에어 / 사진 = 애플

맥북 에어 / 사진 = 애플


차세대 맥북 프로 13형은 이전 세대보다 최대 2.8배 빠른 8코어 CPU와 최대 5배 빠른 8코어 GPU를 제공한다. 애플 측은 M1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가 동급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윈도 노트북보다 최대 3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또 최대 17시간의 무선 웹브라우징과 최대 20시간의 비디오 재생 등 맥 사상 가장 긴 배터리 수명을 갖췄다.

맥북 프로 13형 / 사진 = 애플

맥북 프로 13형 / 사진 = 애플


새 맥 미니는 이전 세대보다 최대 3배 빠른 성능의 8코어 CPU를 제공하며, 8코어 GPU는 그래픽 성능을 최대 6배까지 향상시켜 복잡한 3D 렌더링과 같은 성능 집약적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세대보다 가격을 100달러 낮춘 점도 매력이다.

맥 미니 / 사진 = 애플

맥 미니 / 사진 = 애플


이날 선보인 M1 기반 맥 라인업은 미국 현지에서 곧바로 주문이 가능하며, 다음주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맥북에어가 999달러부터, 맥북 프로 13형은 1299달러부터, 맥 미니는 699달러부터 시작된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며, 가격은 맥북 에어 129만원, 맥북 프로 13형 169만원, 맥 미니 89만원부터 시작된다.

더 견고해진 애플 생태계

애플은 이번 M1을 시작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수년간 쌓아온 'A' 시리즈 칩셋의 이점을 맥북으로 가져와 인텔 PC와 차별화 된 '고성능-저전력' PC를 구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첫 라인업의 경우 이전 제품과 디자인적으로 큰 차별점이 없었으나, 향후에는 더 얇고 날렵한 제품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아이폰, 아이패드와 맥의 아키텍처가 통일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배포와 업데이트 등을 더 잘 제어하고 기기 간 앱 공유가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애플 기기용 앱을 통합 개발할 수 있게 돼 이점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등 모든 기기가 하나처럼 연결되는 사용자 경험을 통해 애플 뮤직, 애플TV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애플 피트니스, 아이클라우드 등의 구독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기 간 연동이 강화되면 애플 생태계의 '락인(Lock-in,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에 가두는 전략)' 효과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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