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데이트폭력' 추정 영상 두고 때아닌 성별 싸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부산 덕천 지하상가에서 벌어진 '데이트폭력' 추정 영상을 두고 때아닌 성별 싸움이 벌어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시 13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 덕천지하상가에서 연인으로 추정되는 20대 남녀가 다투는 CCTV영상이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상에는 남녀가 서로 싸우다가 남성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은 이미 쓰러진 여성에게 발길질을 하고, 휴대전화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지하상가 측에 "괜찮으니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해 남성과 피해 여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또 적법한 절차 없이 CCTV 영상을 유포한 자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른바 '부산 덕천 지하상가' 영상으로 인터넷을 달군 이번 폭행사건은 엉뚱하게 남녀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사들에는 "남녀 평등인데 왜 차별을 두냐", "여자가 먼저 선빵을 날렸으니 쌍방폭행이다", "남녀 평등시대에 맞을짓 한 사람은 똑같이 맞는거지 왜 여자를 때린 남자만 욕하나" 등의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은 "폭행의 차이를 고려해 볼 때 기절한 사람을 계속 때리는 건 남녀를 떠나 남남이라도 범죄행위", "사건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하지 맙시다", "폭행은 어떤 이유에서도 합리화하면 안된다" 등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승요 기자 winy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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