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트럼프 입장 지지
조지아에서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선거 책임자 해임 요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공화당의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을 지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을 설득할 것으로 기대됐던 매코널 원내대표마저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지지함에 따라 대선 결과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혼란은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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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법률적인 선택지를 고려할 권리가 100% 있다"면서 "4년 전 대선 결과의 정당함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던 인사들이 대통령이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비적 선거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하는 등의 강의는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가 대선 결과와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번 대선 결과가 두고서 '예비적'이라는 표현 등을 쓴 것은, 아직 대선 결과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 등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투ㆍ개표 과정의 절차적 문제 등을 두고 소송 절차를 밟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맞장구를 친 것이다.
그는 "이번 절차는 결론이 날 것"이라며 "미국의 사법, 정치 시스템은 재검표나 소송 등의 절차를 해결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수뇌부인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향후 선거 결과 승복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갈등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이번 대선에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한 이도 4명밖에 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이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해 "명백한 승리(apparent victory)를 축하한다"며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국정을 곧바로 맡을 수 있도록 모든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 등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다. 수잔 상원의원은 "관련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전 상원 외에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 공화당 출신 상원의원은 밋 롬니, 리사 머카우스키, 벤 새스뿐이다.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 쪽으로 기울어 최대 이변 지역으로 꼽히는 조지아주에서는 투표 사기 의혹을 부인한 브래드 래펀스퍼저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대한 사임 요구가 나왔다. 래펀스퍼저 장관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개표가 진행중인 조지아주는 초접전 끝에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이와 관련해 켈리 로플러ㆍ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은 "조지아주 주민들은 이번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황스러워한다"면서 "합법적인 표만 계산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표는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상원의원들의 주장은 주정부의 생각과 차이가 크다. 공화당 소속의 제프 던컨 조지아주 부지사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 선거 사기나 투표권 박탈에 관한 신뢰할만한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브리앙 캠프 조지아 주지사도 6일 래펀스퍼저 국무부 장관이 "법적 절차를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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