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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바이든 "마스크는 정치적 선언 아냐. 마스크 써달라"…트럼프와 정반대 '코로나 정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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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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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시어터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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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9일(현지시간) “마스크는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에게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쓸 것을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코로나19 자문단도 발족했다. 전문가들의 의견과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경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반대 접근법을 선보였다. ‘바이든식 코로나19 정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 바이든 “마스크는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첫 정책 관련 연설을 하면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호장비를 공급하고 검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점은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데 있었다. 그는 “마스크를 써줄 것을 간청한다”면서 “여러분 자신을 위해 해달라. 여러분 이웃을 위해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마스크는 정치적 선언(statement)이 아니고, 나라의 통합에 착수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여러분이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의 정당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모두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마스크를 쓰기만 하면 수십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쓰기를 폄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마스크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마스크 쓰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엔지니어링센터(CSSE)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수는 10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23만7000여명에 달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연설한 퀸시어터의 단상 배경에는 당선자를 상징하는 독수리 모양의 로고와 그의 이름, ‘대통령 당선자 사무소’라는 문구가 배치됐다. 바이든 당선자의 연설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 점검을 바탕으로 11월 셋째주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수위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화이자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하려면 아직 수개월이 더 걸린다면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코로나19와의 전투를 끝내려면 아직 수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인들은 마스크와 물리적 거리두기, 접촉 추적, 손씻기 등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조치들에 여전히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 바이든 “과학자와 전문가 의견 경청할 것”

바이든 당선자는 코로나 자문단 명단도 발표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최대 당면 현안으로 설정하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자문단은 이미 알려진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을 맡았던 비베크 머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케슬러, 마셀라 누네즈-스미스 예일대 교수 등 3인 공동의장이 이끌게 된다.

앞서 바이든 당선자는 “코로나19 대응은 우리 행정부가 직면할 가장 중요한 전투이며, 나는 과학자와 전문가들로부터 경청할 것”이라면서 “자문단은 보고된 감염 관리, 백신의 안전성과 효율성 보장 및 능률적이고 공평한 무상 배분, 위험 상태 인구의 보호 등에 관한 나의 접근법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 및 보건당국자, 보건 정책 연구자 등 10명의 자문위원 중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반발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한직으로 밀려났다가 사직한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복지부가 치료제로 밀어부치는 방안에 반대했다가 인사보복을 당해 국립보건원(NIH)로 전보됐다고 내부고발을 했다. 그는 NIH에서도 무증상자와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코로나19 검사 강화 방안을 제안했지만 거부 당했고 관련 업무에서 배제돼 비자발적으로 사직하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자와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는 이날 오후 자문단으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자문단 멤버들이 주·지역 관리들과 함께 바이러스와 인종·민족적 불균형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중 보건 및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학교와 기업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바이든식 코로나19 정치 본격화

바이든 당선자가 본격화 한 코로나19 정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 접근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강조하면서 너무 빠르게 봉쇄를 푸는 것에 대해 지속으로 우려를 표명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공격하는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쓰기를 한사코 거부했다가 그 자신이 지난 10월 초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마스크 쓰기는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이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선거운동도 코로나19 방역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그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고, 유세도 자동차에 탄 청중들을 상대로 진행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TV토론에서 바이든을 향해 “큰 마스크를 매일 쓴다”고 조롱했으며, 유세장에 모인 청중들도 물리적 거리두기를 완전히 무시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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