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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현역 국회의원 서울·부산시장 공천 불이익 폐지…역효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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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현역의원 '광역단체장 공천 불이익' 사실상 폐지

여성단체 "민주당, 보궐선거 후보 공천 결정 즉각 철회하라"

전문가 "비판 여론과 상관없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다'고 보는 것"

아시아경제

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들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데 대한 대시민 사과문과 입장을 밝히고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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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출마를 위해 임기 중간에 사퇴한 선출직 공직자에게 적용하던 공천 불이익 규정을 광역단체장 선거만 사실상 폐지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4월 보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 등 문제로 실시되는 데다,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를 위해 임기 중간에 사퇴할 경우 해당 지역도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공천 강행이 오히려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현역 국회의원이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당 내부 경선에 적용되던 공천 불이익 규정을 광역단체장 선거에 한해 일부 삭제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8·29 전당대회를 앞둔 8월 19일 감산 대상에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를 예외로 하도록 당규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지난 2015년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가 임기 4분의 3을 마치지 않고 다른 선거(대선 제외)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경선에 참여할 경우 득표수를 감산해 온 바 있다. 기존 10%였던 감산 비율은 지난해 25%로 변경됐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 등이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당규가 변경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해당 지역도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세금·행정력 낭비가 초래될 수 있어 민주당이 강조한 '책임정치'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그에 대해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재발방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공천을 합리화하는 민주당의 조치가 오히려 시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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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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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지역의 여성단체 4곳은 9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당원 투표를 통한 당헌 개정을 진행해 서울시와 부산시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다"라며 "최근 부산을 찾은 이낙연 대표의 사과에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폭력 사건의 진상규명과 성평등 실현이 빠진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반성도 성찰도 없는 무책임한 정치에 우리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후보 공천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야당에서도 당헌을 개정해 '무공천 뒤집기'에 나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손바닥 뒤집기' 몰염치 공천 규탄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은 여당 출신 시장의 잇따른 권력형 성폭행으로 인해 저질러진 성추행 보궐선거"라며 "이제 당헌까지 고쳐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공천을 강행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찰 노릇"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재보선 공천 자체가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제3차 가해"라며 "거대 여당이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를 상대로 또 다른 권력의힘으로 2차 가해를 지속적으로 자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공천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9%는 '민주당의 전당원 투표를 통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결정'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34%는 "잘한 일", 28%는 "모름·응답거절"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민주당이 국민 여론이 선거 결과와는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판단해 공천을 강행하고 있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시민들의 비판이 선거결과에 크게 영향을 안 미친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지난번 비례위성 정당 때도 명분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언론,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선거결과는 압승으로 나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측에서) 이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본다. '국민 대다수는 그래도 우리를 지지해 줄 것'이라는 자신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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