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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비만·치매·노화가 불안정한 수면 유발하는 원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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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수학 모델로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 원인 밝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비만과 치매, 노화가 어떻게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지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학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Cytoplasmic congestion)이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함을 예측하고, 이주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 연구팀과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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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재경 교수(왼쪽)와 김대욱 박사과정(오른쪽).(사진=한국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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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 속 생체시계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가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한다.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지난 2017년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생체시계 연구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들은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인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일정한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생체시계 분야의 난제였다.

연구팀은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분석해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돼야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주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팀과 실험을 통해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켜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임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세포질 혼잡 해소가 수면 질환 치료의 핵심이며, 수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재경 교수는 “비만,치매,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학과 생명과학의 융합 연구를 통해 밝혔다”며 “앞으로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달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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