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배달 가장·6세아동 등 참변 첫 재판
피해자 측, 피해예방 위해 ‘엄중 처벌’요구
법조계 “단순 부주의 아닌 미필적 고의”
경찰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3시43분께 대구 지하철 수성구민운동장역 인근 도로에서 30대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가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를 추돌해 쓰레기 수거차 뒤쪽에 타고 있던 수성구청 소속 50대 환경미화원 1명이 숨지고, 쓰레기 수거차 운전자와 승용차 동승자 등 2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사고 차량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사회적 공분이 일었던 ‘치킨배달 가장 참변’과 ‘6세 아이 참변’ 등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가해 운전자들은 이달 5일 모두 첫 재판을 가졌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판사 김지희) 심리로 ‘치킨배달 가장 참변’ 첫 재판에서 지난 9월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를 몰다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A(54)씨의 오토바이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B(34)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함께 불구속기소된 동승자 C(47)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부장 권경선) 심리로 열린 ‘6세 아이 참변’ 첫 재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상)·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김모(58)씨는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역시 지난 9월 혈중알코올농도 0.144%인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아 서울 서대문구의 길가의 인도에 있는 가로등을 들이받고 가로등이 쓰러지는 과정에서 이모(6)군을 덮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피해와 재판부의 무거운 판결을 호소했다. 이 군의 아버지는 재판 중 발언 시간을 통해 “우리 아이 사건 이후로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되는 음주 사고가 뉴스에만 두 달 동안 10건이 넘게 나왔다”며 “이런 음주 사고를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거운 판결을 통한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간 음주운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피해자들의 호소와 반대 궤적을 그려왔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창호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음주운전에 대한 법원 판결 중 집행유예의 비율은 76%로, 2010년 52%와 비교해 2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실형률은 2010년 6.4%에서 2019년 9.7%로 3%포인트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법률가들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경우 ‘고의에 준하는 범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음주운전은 단순 부주의도 아니고 미필적 고의가 분명히 있는 것이어서 사안이 중하다”며 “모든 음주운전 사고는 미필적 고의 측면이 있어 고의 범죄에 준해서 봐야 한다. 이웃이 바짝 붙어 사는 상황에서 극히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건 타인의 삶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꼬집었다.
강신업 변호사(법무법인 하나)도 “미필적 고의로 인한 살인이나 상해는 아니지만 고의로 가까운 범죄로 봐서 처벌한다는 것이 윤창호법”이라며 “음주운전은 고의에 준하는 범죄로 특별법이 생긴 만큼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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