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방법·범야권 후보 등 입장 엇갈려
'안철수·금태섭 염두' 당 밖 경선 목소리 나오지만
"내부 인재 띄우자" 반발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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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임춘한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필승' 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당의 사활을 걸고 경쟁력있는 인물을 세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후보군을 어디까지 확장할지, 어떤 방법으로 선출할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재 당 내에선 ▲경선을 통해 자체 후보를 만들자 ▲외부 인사들을 당에 흡수해 경선을 치르자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자 ▲범야권 시민후보를 내세우자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선출 방법으로는 ▲시민의 의견을 100% 반영하는 방법 ▲당 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와 2차 경선을 치르는 다단계 경선 등이 거론된다. 후보군과 선출 방식이 복잡하게 섞여 여러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 중 다단계 경선과 '범야권 시민후보'는 결국 당 밖에서 후보를 찾자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구체적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섭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표결집을 위해 선거 막판에 합의하는 후보 단일화와는 개념이 다르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모두 출마를 천명하지 않은 상태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당 내부의 힘으로는 선거를 이기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랫동안 '제3지대'를 정치적 신념으로 여기고 있는 안 대표와 민주당을 갓 탈당한 금 전 의원이 곧바로 국민의힘 당 간판을 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뒷받침됐다.
다만 이를 관철시키려면 당 내 불만을 뛰어넘어야 한다. 내부에선 여전히 당의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외부 인사들이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 "당 내에 있는 후보들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는 내부에 후보를 염두에 뒀거나 안 대표가 범야권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당 일각의 비토론과 맞물린다. 어떤 방식으로든 당이 선거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범야권 시민후보는 내부 반발을 뛰어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외부에 강력한 인물이 있어서 (당 간판을 떼고서라도 단일화를 해야 할) 요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후보를 내서 져도 문제"라며 "그럴 바에는 모험을 하는 것보다 지더라도 후보를 직접 내서 자존심을 지키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판을 깔 경우,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나설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야권연대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선(先) 야권혁신, 후(後) 선거연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한 부분이 대선으로 직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차피 (야권이) 서울ㆍ부산시장 선거를 지면 다음 대선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야당 지지율이 정체돼있고, 국민의 관심 밖"이라며 "선거 논의로 바로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위고 (안 대표) 본인이 나가도, 누가 나가도 (당선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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