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환영, 윤석열 경계…'인물난' 국민의힘, 복잡한 속내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여당과의 갈등 속에서 보수야권 대선주자가 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국민의힘의 시선이 미묘하다. 지금까지는 옹호 일색이었지만, 실제 격차 큰 야권 1위 대선주자가 되자 경계하는 양상이다. 반면 당 밖의 또 다른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권주자 경쟁 구도에서 정작 제1야당인 국민의힘 측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인 만큼, 단일 주자로의 때이른 '쏠림'을 우려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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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후보 '안철수' 띄우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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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나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시민후보'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룰을 어떻게 선출하느냐에 따라 달려있고 그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안 대표 정치력을 평가절하했던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고려할 때 전향적 발언이다.

잇단 '좌클릭'에도 수도권과 중도층 사이에서 여전히 국민의힘 호감도가 낮은 만큼,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위해선 야권 연대의 문턱을 낮춰 안 대표 등 중량감 있는 인사의 경쟁 구도가 필요하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작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에 선을 긋고, 대선 직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의 지속적인 러브콜은 물론 국민의당 내부에서조차 안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다는 게 변수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을 "제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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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망론 "바람직하지 않아"… 냉랭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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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최근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안 대표에 대한 지속적인 러브콜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주 원내대표는 4일 같은 방송에서 ""정치적 중립을 엄정히 지켜야 할 자리(검찰총장)에 있는 분이 현직에 있는 동안 정치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원칙론'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추가로 "정치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권 선두 대권주자지만, 아직 정치권에 발조차 들이지 않은 '신인'으로서 윤 총장의 역량 자체를 의심하는 발언이다. 이혜훈 전 의원도 3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부상에 대해 "이런 현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측 견제는 당내 잠룡들이 '윤석열 대망론'에 묻혀 입지가 좁아질수록 결과적으로 당에도 별로 도움될 게 없다는 점을 직시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정치권에선 역대 정치인 가운데 '제3지대'에서 급부상한 인사가 대권 싸움에서 승리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주목한다.

실제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은 한때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됐지만,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 출마를 철회하거나 포기 선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보수 진영의 내분만 일으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에 "정당 밖 대권주자의 희망고문은 오직 상대 당의 축복일 뿐"이라며 "고건, 반기문 같은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의 대권 도전 실패 사례를 보더라도 정당 밖에 주목받는 대권주자가 있다는 것은 그 정당과 정당에서 뛰는 다른 대권주자들에게 재앙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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