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 합칠 가능성 상당히 높아"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가 4일 한 자리에 모여 유대감을 과시하면서 밀월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두 당 모두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독자적인 공천이나 낙승은 어렵다는 사정도 교감 가능성을 높여준다.
주 원내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이 주최한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관한 방안을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건강은 안보적 상황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건 다행이지만 보건부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제안했고, 안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언택트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서 뉴노멀, 지금까지 일상이 아니었던 것들이 일상화되는 세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비를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에선 야권연대나 후보단일화와 같은 보궐 선거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야당 지도자의 조우에 정치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야권에서 선거전략으로 반문 연대나 후보 단일화 카드가 거론되는 민감한 시기에 공개석상에서 서로 피하지 않고 악수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이미 교감을 갖기 위한 여건은 무르익기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원내투쟁이나 정책연대를 통해 밀월관계가 갈수록 진해지는 상황에서 군소정당의 초선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제1야당 원내대표가 찾아간 것 자체가 교감을 나누기 위해 연대감을 높이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실제 주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국민의힘 보궐선거 경선에 안 대표를 끌어들여 야권 전체의 선거판을 키우고자 하는 의욕을 드러냈다.
주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는 어차피 제일 중요한 것이 구도라고 하지 않나. 그래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단일후보가 되고 힘을 모아야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는 통합하거나 단일후보로 만든 당이 늘 승리하는 그런 경향이 많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나 모두 '이 정권, 민주당이 하는 것이 잘못하고 있다' 이런 입장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와 추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논의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주 원내대표는 웃으면서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의 입당이나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물음엔 "지금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아직 조금 이르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나 그런 게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1야당으로서 공천을 포기하는 대신 시민후보 추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의 간판과 시민후보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후보 결정 과정에서 책임당원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거고 책임당원 비중이 높아지면 서울시민의 선호와 거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울 시민과 가까운 당 후보가 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설에 아직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당 참모들은 여전히 출마를 권하거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출마 여부에 대해 "시민들의 판단 속에 안 대표의 결정은 상호 소통하면서 이뤄질 것 같다"며 "'제로(0)'와 '무조건'은 지금 정치 지도자들이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
얼마 전 국민의당을 탈당한 부대변인 출신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도 "서울시의 행정권한은 어느 정치세력이나 그 인물의 정치력을 입증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 즉 '정치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촉구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 측에서 서울시장에 뜻이 있다든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에 그것이 성사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데미지가 있기 때문에, 확실히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전에 논의하는 것조차도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의 정치력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내에선 변수가 많은 선거전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카드를 확보하기 위해선 주 원내대표가 안 대표와 지속적으로 접촉면을 늘려가는 것이 전략상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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