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안철수 시너지' 결국 승리
'당 간판' 문제는 고민거리…김종인 "들어와라" 주호영은 '安 호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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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적의 승리 시나리오를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박원순 당선 모델'을 시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시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 이겨보자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국민의힘은 당의 간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박 전 시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계열)에 입당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이름으로 당선자를 내지 못한다면 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박원순 모델' 논의는 쉽게 결론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만으로 어렵다…박원순-안철수 시너지 참고하자"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여기에 또 다른 유력 서울시장감으로 거론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후보 자리를 양보하면서 박 전 시장은 단숨에 당선권에 들었다.
안 대표 역시 당시 무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시민후보였고, 컴퓨터 백신 전문가로서 전문성·참신함·도덕성을 겸비한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시민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두 시민후보는 후보 단일화 시너지까지 내며 헌정사상 첫 무소속 선출직 서울시장을 배출했다. 민주당이 서울을 되돌려받게 된 계기였다.
지난 2011년 당시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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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전 의원, 김종인에 제안…장제원도 "국민의힘만으로 못 이겨"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도 '민심을 담아내는 시민후보'를 기치로 내걸고 경선 과정에서 시민의 의사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박원순 모델'을 제시하는 이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반문(反文)·반민주당의 대의만 맞다면 국민의힘 울타리 밖이라고 하더라도 야권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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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자였던 김용태 전 의원은 이날(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2011년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을 민주당 후보라고 안 하고 시민후보라고 불렀는데, 우리도 그런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제안 근거로 "국민의힘에 대한 전국 지지율과 서울에서의 지지율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떨어진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에 막연히 내년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에서는 당의 담을 완전히 허물고 반(反) 문재인 진영의 연합군을 형성해 승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무성 전 의원과 김태호 의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김무성 전 의원의 '마포포럼'에서 "비문(非文), 금태섭, 김경율, 안철수도 이 무대에 올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당 이름으로 승부 봐라" 지적도…김종인 "야권은 국민의힘뿐"
다만 이 경우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당선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은 분명한 부담이다.
지난 4·15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거푸 4번을 진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자체 역량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당의 정치적 역량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승부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 있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보궐선거 때까지다. 국민의힘 이름으로 이겨야 '명예퇴직'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줄곧 '야권 후보로 나가고 싶은 사람은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 경쟁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당 확대당직자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야권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야권이 우리 국민의힘 말고 더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시민후보로 세우는 안에 대해서는 "그건 경선룰을 어떻게 선출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라며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 모두 야권 후보가 되고 싶다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 경선을 통해 경쟁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당 밖에서 야권 단일화의 시기만을 저울질하는, 이른바 '간을 보려는' 행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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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안철수'…출마 여부와 방식에 따라 선거 판도 영향
결국 가장 큰 변수는 현재로서 '안철수'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안철수 서울시장' 이야기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그가 출마를 가시화한다면 Δ국민의힘으로 들어올 것인지 Δ들어온다면 어떤 경선룰을 정해야 유리할지 Δ혹은 당 밖에서 '박원순 당선 모델'을 기다릴지에 따라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논의가) 성숙되고 이런 건 없다"라면서도 "(안 대표가) 확실히 반민주당 측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으면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되려면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에는 "그것(경선)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라면서도 "경선에서 당원 비율을 얼마나 할 것이냐, 일반 국민 참여나 여론조사를 어느 범위로 넓힐 것이냐가 중요한데 당원 비율을 아주 낮추고 일반 국민이나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면 그런 결심을 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에 안 대표가 확실히 참여하기만 한다면 시민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더욱 주저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일종의 '러브콜'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토론회에 안 대표와 함께 참석한 후 "(안 대표와 보궐선거 논의를) 고민해보겠다"라고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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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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