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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와 매체들은 혼전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며 논평이나 추측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현재 진행 중이며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은 미국의 내정으로 중국은 이 문제에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서로 자신의 승리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일부 매체에서만 보도하고, 대부분 개표 상황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보도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 매체의 관심사는 이날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기조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미 대선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적은 이유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한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21∼25년 적용되는 제14차 5개년 경제 계획과 관련해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0.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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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전문가들은 중국 발전과 미래가 차기 미 대통령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중국 국민과 정부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뚜렷한 선호가 없이 차분하고 자신감 있게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국민과 정부는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의 독자적인 발전에 주력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든 조 바이든이든 누가 당선되더라도 양국 관계를 바로잡는 데 큰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도 대선이후에도 미국과의 갈등이 꺾이지 않는 상황을 대비해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19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립경제를 만들겠다는 정책기조를 강조했다. 이는 미국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미국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나온 정책으로 평가된다.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5중전회에 나온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자립경제를 만들어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기조에서 나온 것들"이라며 "중국도 미국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미국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은 것으로도 평가된다"며 "이는 중국의 자립의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국가급 행사이긴 하지만 시 주석이 세 번 연속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시 주석의 연설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이뤄질 예정이어서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중국은 대응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입박람회를 개최해 국제경제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누가 대선에서 당선되는지와 상관없이 미국을 특정하지 않고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내수와 대외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당장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기대하기 보다 장기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하는 방식의 접근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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