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질타하는 포항시장 |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4일 군사격장인 수성사격장 문제로 시청을 방문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수성사격장은 군이 1965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1천246만4천여㎡ 땅에 조성한 각종 화기 훈련 사격장이다.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마을에서 1㎞ 거리에 불과해 주민이 불발탄이나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가 거론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올해 2월부터 경기 포천에서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아파치헬기 훈련장을 옮기면서 주민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부터 과장, 정책기획관을 포항에 보내 주민과 협의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급기야 박 차관이 이날 수성사격장을 찾아 주민과 대화했지만 약 10분 만에 주민 항의를 받고 자리를 떴다.
박 차관은 이어 시청을 찾아 이강덕 시장과 사격장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박 차관에게 "사격훈련장을 유지하는 안을 받을 생각이 없다"며 "사격장을 폐쇄해야 하고 이전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국방부가 말하는 한미동맹 문제는 주민이 풀 게 아니다. 정부가 그런 문제를 풀라고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주민에게 한미동맹 문제로 사격훈련을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할 얘기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50만 명이 넘는 큰 도시에서 그걸 어찌 이해하느냐. 포천에 있는 로드리게스 사격장으로 돌아가면 해결될 문제"라며 "국방부가 입장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 시장이 관심을 두면 협의도 하고 아이디어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훈련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씀드리면 얼마나 좋겠느냐. 어려우니 이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분위기가 격앙되자 취재진이 나가도록 요청한 뒤 비공개로 협의를 진행했다.
군사격장 논의하는 포항시장과 국방부 차관 |
난감한 국방부 차관 |
포항시청 방문한 국방부 차관 |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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