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점들 자발적 폐쇄…월마트는 총기판매 중단
각 주정부, 시위지역·투표소에 軍투입…경계태세 강화
주말까지 백악관 주변서 총기소지 금지
"누가 당선되든 분열심화…폭력 지속 우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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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대선 이후 폭력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주정부는 방위군 투입을 준비하는 등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명품매장을 비롯한 미 상점들은 문을 걸어잠갔다.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명품 쇼핑거리 비버리힐즈에서 70여개 상점 및 호텔이 미 대선 당일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비버리힐즈 경찰은 대선 당일과 그 다음날인 3∼4일 명품매장이 줄지어 있는 쇼핑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를 봉쇄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설 보안업체와 공조해 주말까지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의 유명 쇼핑가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상점들도 대선 당일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월마트는 지난주 매장에서 모든 총기 및 탄약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미 대선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권자들이 분열돼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기 승리를 선언하거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어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태다.
미 소매업체들은 지난 5월 말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일어났을 때 약탈·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던 곳들이다. WP는 미 보험정보연구소(III)를 인용해 “올해 미 소매업체들이 약탈·도난·파손 등으로 입은 보험 손실액이 약 10억달러에 달한다”며 “보안업체들은 시위와 폭동을 걱정하는 사업주들로부터 24시간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 이전부터 미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간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날 미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선 반(反)트럼프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깃발을 불태웠고, 차량 유세중이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 지지 유권자들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총격을 가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엔 텍사스에서 바이든 후보 유세 버스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차량 100여대에 둘러싸여 고립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USA투데이는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이 역대 가장 치열하면서도 지저분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결과를 떠나 남북 전쟁에 이어 제2의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폭동 발생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각 주정부는 방위군 투입을 준비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10개 주정부가 방위군의 비상 활동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메사추세츠와 텍사스는 각각 주방위군 1000명을 폭동이나 시위가 예상되는 곳에 배치했다. 뉴저지와 위스콘신은 투표소에 육군 수백명을 투입했으며, 현장에 배치된 군인들은 유권자들이 놀라지 않도록 사복을 장착했다. 다른 14개 주정부도 선거 당일 유사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미 백악관 주변에 이날 오후 6시부터 오는 8일 오전 6시까지 방범 울타리가 설치된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백악관 주변에선 총기 소지도 금지된다. 수많은 활동가들이 워싱턴DC에서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의 잭 골드스톤 사회학 교수는 뉴욕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분열이 심화되면 폭력은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누가 이겨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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