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이 전기차용 양극소재로 널리 쓰이는 NCA (니켈·코발트·알루미늄)에서의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을 줄여줄 수 있는 알루미늄 원소의 역할을 그린 예상도/자료=K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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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주행거리는 전기자동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업계는 니켈 함량이 높은 양극 소재로 이뤄진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니켈이 많으면 충전용량을 늘릴 수 있고 배터리 단가도 낮출 수 있어서다. 하지만 니켈 과다로 양극 소재 성분의 불균형을 초래할 경우, 열 안전성이 떨어져 화재나 폭발 사고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장원영 박사,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이 배터리의 열적 불안정성을 평가할 새로운 분석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 소재’의 성분 조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니켈 과다로 알루미늄 원소 비율이 낮아지면 열 안전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하이니켈 양극 소재는 니켈 함량이 70% 이상인 소재를 말한다.
배터리 양극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결정짓는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 또는 니켈·망간·코발트 등의 성분을 적정 비율로 배합해 만든다. 이를테면 국내 S사가 공급하는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1:1:1의 비율로, L사는 6:2:2로 맞춰 만든다.
니켈이 많이 포함될수록 더 큰 충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 제조사마다 니켈의 함유량을 높이는 추세다. 예컨대 테슬라의 경우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이 혼합된 NCA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이 80%에 이른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 번 충전하면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3세대 전기차용 양극 소재의 경우, 니켈 함량이 80% 이상이다.
대다수 배터리 화재는 충전된 양극 소재와 발화성 액체 전해질의 격렬한 발열 반응 때문에 일어난다. 연구진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전해질과 맞닿아 있는 양극 표면을 관찰, 온도 상승에 따른 전극 구조의 결정과 구성 성분의 화학적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니켈을 많이 쓴 NCA 양극재의 충전용량은 늘었지만,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일반적 완충 수준인 약 67% 상태에서 열 안정성은 크게 저하됐다.
연구팀이 이 현상을 분석해본 결과, 양극 소재 성분 중 알루미늄 원소 부족이 충전 과정 중 열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새로운 상을 형성케 했고, 새로운 상의 표면 구조가 열 안정성을 떨어뜨린 원인임을 밝혀냈다. 알루미늄과 코발트는 양극재 구조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니켈을 더 집어넣기 위해 이 원소들을 줄이다 보니 이런 불안정한 구조변화를 일으켰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장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양극 소재 개발에 있어 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성분 조성 설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고도 분석기법을 통해 미량 원소의 혼입에 따른 영향도 함께 파악해 불나거나 터지지 않는 양극 소재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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